불청객 ‘치매’ 치료와 예방 위한 6가지 제안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나이가 들어서인지 금방 듣고 본 것도 깜빡 깜빡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덕화만발 가족 중에서 한 분이 찾아와 치매(癡?)가 걸린 것 같다고 했다. 그분은 더 심해지기 전에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 내생의 준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치매는 일단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 외인(外因)에 의하여 손상 또는 파괴되어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이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많이 생기며,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인(死因)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신경질환이다.
11월 23일자 <조선일보>에 ‘기억은 흐려지지만···치매환자도 즐거움 느낄 수 있는 인간’이라는 전문가 칼럼이 실렸다. “인간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쓸모 있기를 원한다”는 내용이다. 치매는 미국 대통령 레이건도 한국 대통령 전두환도 피하지 못한 길이다. 지금 65세 이상 노인 전체의 10%,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또 밖으로 드러내놓기 어려운 질병이 바로 ‘치매’다.
지금의 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비율 14%)에서 2025년 초고령사회(20%)로 접어드는 한국에서 치매환자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통해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나섰다. △치매지원센터 확대 △치매안심병원 설립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스템 문제보다는 치매환자를 둘러싸고 있는 인적환경의 문제라고 한다. 치매연구 전문가 게일 마운틴 영국 브래퍼드대 교수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단계에서도 그들은 부분적인 인지능력이 있다”며 “요양보호사와 가족은 이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치매환자에게 도움을 청하면 매우 행복해 한다.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치매는 극복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증후군”이라고 했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불용지용’(不用之用)이라는 말이 나온다.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서 쓸모를 발견한다는 의미와 유사하다.
치매환자들의 쓸모를 오래 유지해 가는 방법이 있다.
첫째, 걷기 등의 규칙적인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뇌신경을 보호하며,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원활히 해준다. 뇌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 인터넷 카페활동은 물론 책과 신문을 꾸준하게 읽는 것도 좋다. 이런 활동은 언어능력과 사고능력을 향상시킨다. 문자를 계속 읽다 보면 계속해서 두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되어 두뇌능력을 강화시켜 치매예방에 아주 도움이 된다.
셋째, 사회적인 모임을 많이 한다. 여행모임이 되어도 좋고, 인터넷 모임, 컴퓨터 동호회가 되어도 좋다. 꾸준히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하면서 머리를 풀어주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
넷째,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한다. 평소에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많이 챙겨드는 것이 좋다. 등 푸른 생선이나 비타민이 많은 과일과 채소 등이 좋다. 블루베리, 시금치, 아보카도 등도 도움이 된다.
다섯째, 금연과 금주다. 금연과 금주는 꼭 필요한 치매 예방법이다. 흡연은 동맥경화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고, 유해산소와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신경세포와 퇴화를 일으킨다.
여섯째, 적극적으로 내생을 준비하는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갖추어야 할 보물 즉 공덕을 쌓고 상생의 선연(善緣)을 맺으며 청정한 마음을 지닌다.
치매는 아직까지도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다. 누구에게나 치매는 찾아올 수 있다. 이러한 치매예방법을 알고 실행하여 내생을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