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여있나요?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포트폴리오(Portfolio)는 이탈리아어로 ‘서류를 끼우는 홀더’라는 뜻이다. 흔히 금융·투자에서는 ‘금융상품을 넣는 바구니’라는 의미로 통한다. 여기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도 유래했다. 그리고 광고·디자인 용어로는 디자이너나 사진작가 등이 자신의 작품 샘플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라는 뜻도 있다.
자랑같아 쑥스럽지만, 필자의 큰딸이 뉴욕의 세계적인 의류회사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딸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포트폴리오에 따라 디자이너나 사진작가의 위상이 결정된다고 한다. 즉 포트폴리오 구성은 자신의 몸값을 평가받는 수단이 된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설계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천방지축의 인생과 다름없을 것이다. 필자는 인생을 제멋대로 살았기 때문에 젊은 시절 숱한 고통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전생에 약간의 복을 지은 게 있었는지, 천만 다행하게도 장년에 들어서야 ‘일원대도’(一圓大道)를 만나 비로소 인생설계를 제대로 하게 되었다.
설계도 없이는 아무리 노련한 건축가라도 훌륭한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생을 제대로 설계하지 않으면 그저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내맡기고 환경에 지배당하게 된다. 인생을 제대로 설계한 사람은 집을 훌륭하게 짓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설계 없이 옛날의 필자처럼 인생을 막 산 사람은 불우한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인생 설계도가 없으니 빌딩은 고사하고 초가집조차 지을 수 없을 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말로 인생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 지금 당장 인생설계를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가 원하는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깊이 생각해보고, 그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익숙하고 안정감을 주는 것들로 둘러싸인 채, 별다른 변화·도전과 성장이 없는 삶을 살다 가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처럼 우리는 어떤 인생설계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첫째, 나를 찾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나와 내가 모르는 나를 정확히 알지 않으면 인생설계도를 그릴 수 없다. 삶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진정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에 재능이 있는지 찾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먼저 내가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
둘째, 일을 찾아야 한다. 일을 제대로 찾지 않으면 인생을 방황하게 된다. 돈보다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살아야 행복하다. 돈은 내가 궁하지 않을 정도만 있으면 된다. 사람은 자기한테 분수에 맞게 살아가면 족하다.
셋째, 신앙생활을 한다. 사람이 신앙이 없으면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아무 종교나 믿으면 안 된다. 제대로 된 종교를 찾아야 한다. ‘인생의 요도(人生要道)’와 ‘공부의 요도(工夫要道)’를 잘 밝혀놓은 종교를 선택해야 한다.
넷째, 어떤 가정을 꾸리느냐가 중요하다. 가정은 인간생활의 기본, 사람이 있으면 가정이 이루어지고, 가정에는 부부로 비롯하여 부모 자녀와 형제 친척의 관계가 자연히 있게 된다. 모든 관계가 각각 그에 합당한 도를 잘 행해야 행복하고 안락하며 진화하는 가정이 된다.
다섯째,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참으로 힘든 일이지만 괴롭고 즐거운 데서 해탈하고 생사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난 훌륭한 삶의 마무리 아닐까? 이쯤 되면 인생설계 역시 제대로 됐다고 아니할 수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