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동아투위 44주년 축사 “정당한 언론활동 탄압 국가권력에 유감”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축사···“유신독재 해직 언론인들에 감사와 위로“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유신독재 시절 동아투위 사태에 유감을 표하고, 해직 언론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동아투위 사태에 유감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저는 오늘, 국민을 대표해 긴 세월동안 고통을 감내해온 해직 언론인과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은 1974년 유신독재 정권의 탄압에 맞서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실천선언문을 채택한 지 44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한 동아일보·동아방송 기자 150여명은 이듬해 봄 모두 해직됐다. 이들 중 일부는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해 언론민주화의 맥을 이어갔으나 상당수는 이후 실직상태에서 울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날 축사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공론의 공간이 회복되면서 이뤄진 것이다. 언론인들의 실천과 함께 성취한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으로 분투해온 모든 언론인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해직 언론인들의 삶”이라며 “해직 언론인들은 펜과 마이크는 빼앗겼지만 언론인의 정신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불의에 맞섰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한국언론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자존심을 지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해직 언론인의 삶은 고단했다. 일상은 무너졌고 자유언론을 실천하기 위한 희생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다”며 “젊은 청년이 백발이 되도록 국가와 사회가 이분들에게 빚을 갚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당한 언론활동을 탄압한 국가권력의 부당함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언론을 지키려는 모든 실천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