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사우디 카쇼기 기자 실종 관련 사설···“언론자유는 결코 없앨 수 없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1주일이 지난 10월 9일 현재까지 소식이 없는 언론인 자말 카쇼기. 2014년 12월 아랍 뉴스 채널 국장 자격으로 바레인 마나마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시아엔=정연옥 객원기자]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 온 자말 카쇼기 기자가 터키에서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도쿄신문>은 “언론보도의 자유는 억압받아선 안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사우디 왕세자의 지시에 의한 구속으로 보도되고 있다. 살해되었을 우려도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행방불명된 사우디의 자말 카쇼기(59) 기자는 지난 2일, 결혼에 필요한 서류 발급을 위해 약혼자의 출신국인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영사관을 방문한 뒤 연락이 두절되었다.

뉴욕타임즈는 그가 살해된 것을 보여주는 영상을 터키정부가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보기관의 통신감청에 의해 사우디의 모하메드 왕세자가 구속을 명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무하마드 왕세자는 여성의 운전 허용 등 이슬람교의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한편으로는 인권활동가들을 구속하고 내전상태의 이웃 예멘에 군사개입을 하는 등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카쇼기 기자는 이주해 살고 있는 미국을 거점으로 왕세자 비판기사를 워싱턴포스트 등에 기고해왔다.

이 신문은 “이 사건과 관련된 국가에 의한 조사가 시급하다. 사우디는 의혹을 부인하고 터키에 의한 수사도 진전이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실종된 기자는 미국인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대응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쿄신문은 “미국은 ‘대이란 포위망’의 주요국가로 중요시하는 사우디와 1100억 달러 (약 12조엔) 상당의 무기수출에 합의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우선 정책으로 인명과 언론의 자유를 소홀히 한다면 언어도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도쿄신문은 기자가 연루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를 특히 중시해야 할 유럽연합(EU) 지역 내에서조차도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불가리아에서는 EU의 보조금 관련 부패의혹을 보도했던 여기자가 살해되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2월, 정치권과 마피아의 유착을 취재하고 있던 남성기자가 약혼자와 함께 사살되었다.

몰타에서는 작년 10월, Tax Haven(조세피난처)을 고발한 파나마문서 보도에 관여한 여기자가 운전 중, 폭탄 폭발로 사망했다. 파나마문서에서는 무스카트 총리 부부의 부정축재 의혹이 드러났다.

사우디기자 실종 사건은, 유엔인권고등변무관사무소가 ‘신속하고 독립적인 국제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가짜뉴스가 세상을 미혹하는 가운데,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의의는 점점 커가고 있다”며 “정직하고 당당한 언론보도는 어떤 위협에도 불구하고 중단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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