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품에 안긴 북한산 송이버섯···“이런 게 진짜 선물의 정석”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진짜 선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귀하디 귀한 송이버섯을 외롭고 한 많은 이산가족들께 선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참 좋게 생각했다. 선물이 뇌물로 변질돼가는 풍토에서 이번에 청와대가 선물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터키 출신으로 14년 전 한국에 유학 와 터키 <지한통신사> 서울특파원을 거쳐 최근 <아시아엔> 편집장에 취임한 알파고 시나씨 기자의 말이다.?
청와대는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송이버섯 2t을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추석선물로 전달했다.
청와대 윤영찬 홍보수석은 “송이버섯 2t은 아직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모두 나눠 보내드리기로 했다”며 “특히 고령자를 우선하여 4천여명을 선정했고, 각각 송이버섯 500g씩 추석 전에 받아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선물한 송이버섯 2t은 20일 새벽 5시 36분 성남 서울공항에 수송기 편으로 도착해 검사·검역 절차와 포장 작업을 마치고 21일부터 이산가족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송이버섯을 선물하면서 “북한에서 마음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왔다. 북녘 산천의 향기가 그대로 담겨있다”며 “부모 형제를 그리는 이산가족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인사말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또 “보고픈 가족의 얼굴을 보듬으며 얼싸안을 날이 꼭 올 것”이라며 “그날까지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송이버섯을 선물했다. 당시는 장차관급 이상, 국회의원, 부장판사 이상 법관, 헌법재판관, 시도지사 등과 언론계·문화체육계·재계·학계 등의 단체장급 및 각계 주요인사 5000여명에게 선물했다.
남경우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90이 넘으신 장모님께서 북에서 넘어온 송이버섯을 받으시고 우신다”며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그나마 송이버섯이라도 받으셨다”며 기뻐했다.
남씨는 “장모님께서는 해방 직후 장인어른과 혼인하여 지금의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살림을 차리셨다”며 “한국전쟁이 나자 개성에 있는 부모와 여동생들과 생이별하셨다. 긴긴 세월 그렇게 지내셨다. 가슴에 한을 담은 채···”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