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옴진리교’, 중국 ‘전능신교’ 통해 본 ‘사교’ 판별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세상에는 종교도 참 많다. 그러나 문제는 이왕 믿는 종교 정법(正法)을 믿어야지 사교(邪敎)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옴진리교 사태가 사형집행으로 끝났다.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정법이란 부처의 바른 교법을 말한다. 부처가 열반한 뒤에 교법(敎法)이 유행하는 시대를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첫번째 시대를 부처의 가르침이 성하여 교법, 수행, 증과(證果)가 있는 시대로, 부처 입적(入寂) 후, 오백년 또는 천년 동안을 정법시대라고 말한다.
두번째는 상법시대(像法時代)로 부처의 가르침과 수행이 남아 있는 천년 동안을 말한다. 또 세번째는 계법시대(季法時代)라고 하는데 이는 부처의 가르침만 남아있는 말법시대(末法時代) 천년 동안이다.
이 말법시대에 바로 사교집단이 횡행하기 시작한다. 그럼 사도(邪道)란 무엇인가? 모르고 믿으면 미신(迷信)이고, 맹목적으로 믿으면 사도(邪道)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진리를 알고 바르게 믿는 게 대단히 귀하다.
‘도쿄 사린가스 테러’로 일본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63)와 신도 6명에 대한 사형이 지난 7월초 집행됐다. 사형당한 옴진리교 신도들도 불성을 머금은 존재로 부처의 씨앗이 있기 때문에 존엄하고 가치 있는 인간들이다.
따라서 부처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 이들을 자연적인 죽음이 아닌 인위적으로 살해하는 것은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왜냐하면 아사하라와 같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참회하고 성불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불교국가다.
2015년 일본정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80.3%가 사형제도에 찬성한다고 한다. 일본사회의 고민은 옴진리교 범인들이 패배자도, 미친 사람도 아니라는 점이다. 명석한 의사, 성실한 은행원, 평범한 회사원이 옴진리교에 사로잡혀 전후 최악의 살인극을 저지른 것이다. 사교가 그들을 무감각한 살인마로 만들었다.
일본은 교수형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일본에서 30년을 산 로이터 기자가 “1995년은 모든 게 무너지는 듯한 해였다”고 했다. 거품경제가 깨진 지 3년째였다. 새해 벽두에 고베 대지진이 터져 6000여명이 죽었다.
두달 뒤인 그해 3월 아사하라 일당의 ‘사린가스 테러’가 난 것이다. 도쿄 복판 가스미가세키역에서 희대의 살인극이 벌어지며 ‘안전한 일본’ 신화와 자부심이 무너졌다. 일본과 유사한 경제체제를 갖는 우리에게도 옴진리교의 교훈은 병든 사회의 치료 없이 국가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2014년 5월 중국 산동성에서 일명 ‘맥도날드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전능신교 신도들의 만행이 있었다. 맥도날드 햄버거 매장에서 30대 초반 여성이 남녀 5명으로부터 집단폭행당해 사망하는 사건이다. 중국당국의 수사결과 이들 남녀 5명은 일가족이자 전능신교 신도들로 포교를 위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피해 여성을 ‘악마’라 부르며 집단폭행했다.
사건은 이듬해 5월 범행 일가족 중 아버지와 딸에게는 사형, 나머지 가족에게는 무기징역과 10년형, 7년형이 선고되면서 일단락되었다. 사이비종교의 해악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건이다. 중국당국도 이를 계기로 전능신교를 사교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한편 사이비종교 단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에도 전능신교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쯤이다. 2013년 1월 12일 주요 일간지에 ‘중화대륙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재림했다’는 등의 전면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종교당국에 따르면, 전능신교는 창설 초창기부터 중국에서 맥도날드 살인사건에 버금가는 경악을 금치 못할 피해사례를 남겨왔다. 맥도날드 살인사건과 같이 포교를 거부하는 자의 귀를 자르는가 하면, 동방번개에 대한 경계 설교를 한 목회자가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탈퇴한 초등학생을 살해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중국 전역에서 40번 이상의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