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나소닉’ 창업 100년, 애플·구글 추격은 불가능할까?
[아시아엔=정연옥 객원기자, 일본어 번역가] 올해로 창업 100년을 맞이한 파나소닉이 변화추구에 필사적이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급성장을 이룬 애플과 구글 등 신흥 세력에 밀린 지 오래다.
‘관료조직’이라고도 불리는 파나소닉은 자유롭고 ‘통풍’이 잘 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내부로부터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조직문화 받아
“회의는 전혀 없다. 그러나 일은 순조롭게 결정되어 간다.” 작년 여름 발족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개발 거점 ‘파나소닉β’(베타)에서는 젊은 사원들이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제품완성을 목표로 해온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해 실패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되풀이하는 실리콘밸리 류(流)의 개발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곳에서는 이전의 회사 내 ‘상식’이 뒤집히고, 실패를 장려하는 분위기마저 든다.
내부로부터 변화의 움직임은 이 회사를 구성하는 4개의 지사 중 하나인 ‘커넥티드 솔루션즈’(CNS)사에서 현저하게 나타난다.
CNS사는 30대 후반 마츠시타 전기산업(현 파나소닉)을 퇴사한 경력이 있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 히구치 야스유키 전 회장이 작년 봄 CEO로 취임했다. 그후 사원들은 자기 좌석을 갖지 않는 ‘프리 어드레스 제’를 실시하고 아침조회 및 주간보고를 폐지했다. 히구치 사장은 기존의 사내문화를 타파하고, 이같은 캠페인을 전 회사에 대해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쓰가 가즈히로 사장이 6년 전 취임한 이후 주장해 온 슬로건 ‘Cross Value Innovation’에 기초한다. 쓰가 사장은 부문 간의 벽이 히트상품 탄생을 저해하는 등 수직적 관계의 폐해를 우려했다. 그는 수직적 관계를 부수고, 조직을 중심으로 부서를 뛰어넘는 사내조직의 재편성을 반복해 추진해 왔다.
“캐주얼한 복장을 하면、편안함을 느끼며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다.”
올해 4월, 파나소닉은 본사 등 내근 종업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유화를 시작했다. 여태까지 남성은 여름에는 바지에 와이셔츠 차림이 많았지만, 지금은 면바지에 티셔츠 차림이 눈에 띈다. 60년 이상 지속되어온 사가(社歌)를 들으며 업무를 마치도록 하는 차임벨 소리도 멈췄다.
파나소닉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인기가 추락했다. 취직정보 사이트 ‘마이나비’의 취업 인기랭킹에 의하면, 2014년 졸업 이과계 종합 선두였던 파나소닉은 2019년 졸업예정자들에게 12위에 그치고 있다.
쓰가 사장은 “다시 분발할 마음가짐이 없다면 이후 100년을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도 “지난 100년은 카리스마 넘치는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톱다운으로 성장을 이끌었다”면서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사원이 자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