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장례식 9월13일 고향 가나에서

생전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아프리카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사무총장(재임 1997-2006)을 역임한 코피 아난(Kofi Atta Annan)이 8월 18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아난 전 총장은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짧은 기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스위스 소재 코피아난재단이 밝혔다.

故 코피 아난 前 UN사무총장은 1938년 영국 식민지 시절의 가나(Ghana)에서 한 부족장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가나는 아프리카 서부의 기니만(灣)에 면한 연안국가이며, 1874년 영국의 식민지로 되었다가 1957년 독립했다. 코피 아난은 포드재단 후원으로 미국 매칼레스터대학 경제학과를 나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아난은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임용되었으며, 이후 유엔난민기구(UNHCR) 고등판무관, 예산담당관 등을 거치며 인사, 예산, 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3년 당시 갈리 유엔 사무총장에 의해 유엔평화유지군(PKO) 담당 사무차장으로 발탁됐다. 1997년 UN직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었다.

아난 사무총장은 세계 각지 분쟁 해소에 힘을 기울였으며, AIDS 확산방지, 빈곤퇴치 등에 공헌한 공적으로 2001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1998년 ‘서울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으며, 2006년에는 서울대에서 강연을 했다.

반기문(潘基文) 전 UN 사무총장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서거 소식에 “나의 전임자인 아난 전 총장의 때 이른 죽음에 대해 그의 부인과 유족에게 전 세계인들과 모든 유엔 동료들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유엔의 원칙과 이상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비전과 용기는 늘 존경받고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코피 아난이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1년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리고 아난 총장 뒤를 이어 제8대 사무총장 자리에 오른 인연 등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나 아도 가나 대통령은 아난 전 총장의 유가족에게 보낸 조문사절(使節)을 통해 “그는 글로벌 표상이자 외교관, 정치인으로서 완전한 국장(國葬)으로 장례를 치르기에 걸맞다”라고 말했다. 아도 대통령은 아난 총장의 별세 소식 직후 “정부와 국민은 위대한 동포의 사망 소식에 슬퍼한다”며 1주일간 전국에 조기(弔旗)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아난 전 총장의 장례식은 9월 13일 가나에서 국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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