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이만수 전 감독 “라오스 댐붕괴 재해에 구호의 손길을”
[아시아엔=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 전 SK와이번스 감독]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라오스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뉴스를 접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라오스 시골마을에서 큰 비가 내리고 댐이 무너져 큰 인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댐이 무너진 게 인재인지 천재인지 아직 사고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다.
많은 분들이 내 안부를 걱정하는 연락을 해오셔 먼저 안부를 말씀드리자면 나는 한국에 있기 때문에 무사하다. 나는 원래 한국에 있으며 라오스 현지에 전담 지도자를 파견했기 때문에 1년에 서너 번 들어가는 정도다. 그리고 라오스 야구선수들도 모두 수도 비엔티안에 거주하기 때문에 이번 재난에서 무사하다.
수해 피해를 입은 지역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비포장도로를 자동차로 24시간 달려 도착하는 남동부 지역이다. 문제는 이곳에 일주일간 1만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는 사실이다.
현지에서 5년째 공사중이던 5개의 댐 중 보조댐 하나가 갑자기 불어난 빗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5600여 가구가 집을 잃었고 131명이 실종됐으며 23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수해를 입은 해당지역은 우리나라의 60~70년대 농촌 마을과 비슷한 농경지역이라고 한다. 사고 소식을 보도하는 한국언론의 사진과 영상을 봐도 피해가 아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지 지인이 보내준 피해사진은 차마 페이스북에 올리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인명피해 사진들이 많다. 특히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나는 요즘 기록적인 폭염에 갇힌 한국에서 재능기부 훈련 지도를 다니고 있다. 10분만 운동장에 있어도 온몸이 흥건히 젖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라오스 현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가 나를 더 힘들게 한다. 라오스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언론이 통제되어 있고 그래서 정확한 피해 상황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언론이 아닌 현지 지인들에게서 들려오는 얘기로는 재난에 대비한 훈련과 매뉴얼이 없어서 라오스 정부에서도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한다고 한다. 또한 재난구호 현장 컨트롤 경험이 많은 민간 NGO단체들의 도움도 받지 않으려 한다고 들었다. 라오스 정부는 국가 간의 도움이 아닌 민간의 도움을 신뢰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제 아시안게임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았는데 라오스에 이런 일이 생겨서 마음이 참 무겁다. 아직도 현지에서는 피해 상황이 현재진행형이다.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이 모든 상황이 잘 수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