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순례] 명륜동 성대 앞 이란음식점 ‘페르시아궁전’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세계를 제패했던 페르시아는 제국답게 음식문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여행이 많이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지리적·문화적으로 찾아가기 쉽지 않은 나라 중 하나가 이란이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종교 및 정치와는 달리 음식문화는 개방적이고 그런 만큼 다양하다.
서울에서 이란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무척 드문데, 성균관대 정문 앞 ‘페르시아궁전’이 으뜸일 것이다. 페르시아궁전에 들어서면 우선 페르시아 왕국시대에 있었음직한 그림과 장식, 조각상 등이 눈길을 끈다.
벽에 붙은 액세사리와 실내를 가득 채우는 약초 향기도 무척 이국적이다. 이들은 모두 마스럴 샤프 사장이 정성들여 수집해 진열한 것들이다.
흔히들 “음식은 입과 눈과 코가 함께 즐긴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 가면 한가지 포인트가 더 있다. 바로 샤프 사장의 친절한 음식설명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전도양양한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이곳에서 페르시아식당을 차렸다. 그는 “음식은 문화와 역사와 사람이 소통하는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샤프 사장의 음식철학을 알면 페르시아궁전의 요리도 쉽게 이해된다. 이곳의 대표음식은 카레다. 흔히 카레는 인도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두루 퍼져있다. 이곳 카레는 이란 현지에서 공수해온 향신료와 약초에 한국의 싱싱한 야채를 섞어서 조리한다.
페르시아궁전의 인기메뉴로 매운맛의 ‘새우 카레라이스’가 유명하다. 이곳의 ‘난’은 쫀득하고 부드러워서 통닭카레로 싸먹으면 좋다. 페르시아 전통 허브차 ‘바하루’도 권한다.
이슬람 교도들은 본래 술을 하지 않아 ‘페르시아궁전’에서 술 약속을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슬람의 배려심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이 집 2층 저장고에는 2만병 넘는 각종 와인이 주당(酒黨)을 기다린다. 그뿐인가? 하우스와인과 함께 과실주도 있다. 40도를 웃돌며 맛과 향이 강하기 그지없는 ‘무화과 주’를 맛보는 것도 썩 괜찮다.
‘페르시아궁전’에서 꼭 맛보면 좋은 메뉴를 소개한다.
*통닭카레는 겉은 빠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독특한 향이 어울린다. 한 여름 매운맛 통닭카레로 이열치열, 더위를 쫓는 것도 썩 좋을 것 같다.
*라이스케익은 밥을 누룽지로 만들어 케이크 스타일로 만든 음식이다. 카레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된다. 라이스케익만 먹으며 고소한 향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다.
*식사를 마치면 차와 함께 맛볼 수 있는 것이 ‘라시’다. 일종의 요거트 음료로 개운한 맛이 일품. 흔히 먹는 요거트와는 다른 맛이 느껴진다. (02)763-6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