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유발 ‘라돈 침대’②] ‘음이온 효과’는 과장광고?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라돈 침대’ 사건과 관련해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라돈 침대 매트리스 수거에 나섰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직원 3만여 명과 차량 3200여 대를 동원해 6월 16-17일 전국에서 대진침대 매트리스 2만400여개를 수거해 당진항 야적장으로 옮길 계획이었으나 인근 주민들이 차량 출입을 막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원안위는 “비닐로 밀봉한 수거 매트리스는 문제가 된 방서선 기체가 나오지 못해 작업자나 인근 주민에게 전혀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사능이 나오는 대진침대의 매트리스 총 4만8000개를 쌓아둘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지만, 폐기는 더 큰 문제다. 원안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준과 해외사례를 참고해 안전하게 폐기할 방침이다. 즉 매트리스를 속 커버, 금속 스프링, 기타 소재 등을 분리한 후 방사성 물질(모나자이트)을 사용한 부분(속 커버 등)을 밀봉해 대진침대 본사 창고에 보관하거나 땅에 뭍을 가능성이 크다. 금속 스프링과 기타 소재는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라돈 침대는 방사성 폐기물로 규정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침대 모델별 피폭선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침대 사용자의 성별과 나이, 수면습관 등에 따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상세한 피폭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침대 사용자 가운데 고선량 피폭이 우려되는 사람은 심리상담을 받게 하고, 폐암에 대한 장기 역학조사에도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사성 붕괴(핵붕괴)란 일반적으로 원자핵 속 중성자와 양성자는 에너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어떤 원자핵은 에너지가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지거나 특정한 힘을 가하면 불안정해진다. 이때 원자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된 상태로 가기 위해 스스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전자나 양성자, 중성자를 제거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방사선(radiation)이라고 하며, 방사선을 내뿜는 물질을 방사성 물질, 방출되는 방사선의 세기를 방사능이라 한다. 우라늄(U), 토륨(Th), 라듐(Ra) 등이 바로 불안정한 핵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이다.
피폭(被曝, exposure)이란 인체가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말한다. 외부피폭이란 방사능이 인체의 외부에 미치는 피폭량을 말하여, 내부피폭은 방사능이 몸속 장기 등 인체의 내부에 미치는 피폭량을 말한다. 라돈은 인체에 들어와도 대부분 바깥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가스 형태의 라돈이 코나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갈 경우 몸 안에서 또다시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폐 세포가 손상되고 심하면 폐암까지 일으킨다.
국민들이 생활주변 방사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가공제품에 포함된 방사선 농도를 표시하고 가공제품에 대한 외부 피폭뿐만 아니라 호흡 등에 대한 내부 피폭 기준을 제시하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라돈 등 생활주변 방사선 관리가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으므로 이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방사선보호위원회(ICRP)가 1977년 방사선 방호의 최적화 원칙을 확립한 개념인 ‘알라라(ALARA)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즉, “피폭량을 가능한 수준까지 최대한 줄이라”(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는 것이다. 알라라 원칙의 R(Reasonably)은 ‘합리적인’ 수준까지 방사선을 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