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방망이’ 정대철 교수 정년기념문집 ‘아름다운 동행’

[아시아엔=김혜린 인턴기자] “교수님은 학생들을 너무 사랑하셨고, 그래서 너무 인정이 넘치는 분이었다. 매번 나에게 교수님은 기억을 더듬으면서, 예전 학생들의 안부를 물으시고 그 애는 잘 살고 있는지 걱정하는 말을 건네셨다.”

모교 한양대에서 2010년 정년퇴임한 정대철 교수의 제자 사랑은 남달랐다. 정년퇴임 때 그는 제자와 지인들의 수필을 모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문집으로 기념논문을 대신했다.

동생 혹은 아들뻘의 40여 제자들은 엄혹했던 1980년대 그 시절, 정대철 교수가 어떤 스승이었는지, 그가 왜 스승이라고 불리는지 생생히 추억한다.

“늘 제자들을 먼저 걱정하시며 바라는 것 없이 주기만 하셨던 우리 선생님. 항상 못난 제자를 뭉클하게 만들던 대철이 형님. 언론학계에 남긴 발자취만이나 큰 사랑을 베푸셨던 자랑스런 신문방송학과 동문 선배님. 결혼식장을 빛내 주신 ‘주례’의 달인. 참 많은 모습을 보여주셨다.”

“시험포기에 대한 명분과 핑계거리를 찾고 있던 내게 위로와 토닥임이 아닌 냉철한 지적과 함께 재도전이라는 투지를 살리도록 가슴에 크나큰 불을 되살려 주신 것이었다.”

“제자에게 당신의 결점을 고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수님은 자신이 부족했던 점을 가감없이 이야기 하시고 제자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질 않길 진심으로 바라셨다. 마치 아버지처럼 말이다.”

제자이자 후배인 이들이 정 교수를 회억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부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끊이지 않는 논문표절과 미투사건 혐의 등으로 대학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정대철 교수의 퇴임문집이 내게 던지는 메시지는 깊고 넓다. 그의 아호(隱石)처럼 정대철 교수는 자신은 드러내지 않되 남을 일으켜세워 드러내주는 참스승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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