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방한] 주한 필리핀 젊은이들의 시선은?

3일 오후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두테르테 대통령 초청행사에 참석한 교민들이 행사장 주변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3~5일 한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이번 방한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의장국이던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을 초청한 데 따른 것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ASEAN 국가원수로는 첫 번째입니다. 4일 정상회담에선 양국 교역과 투자 확대 등 실질 협력방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방한으로 신남방정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ASEAN 국가를 4강외교 수준으로 격상시킨 바 있습니다. <아시아엔>은 아시아기자협회 선정 ‘2017 자랑스런 아시아인’에 선정된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 관련 특집기사를 낼 계획입니다. 또 <매거진N> 특별판을 제작해 두테르테 대통령 일행과 주한 필리핀 대사관·교민단체 등에 전달합니다. <편집자>

[아시아엔=김혜린·김혜원 인턴기자] 6월 3~5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문 대통령 취임 후 방한하는 첫 아세안 국가 정상이다. 6·25 전쟁때 젊은이들을 파견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필리핀과 최근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양국의 역사적인 정상 회담 이후 한국-필리핀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지 기대가 많다.

필리핀은 한국과 교류가 활발한 나라 중 하나다. 작년 우리 관광객 161만명이 필리핀을, 필리핀에선 45만명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필리핀은 배낭여행, 어학연수, 취업을 위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 필리핀 역시 K-POP, 뷰티 등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대학로. 명륜동~혜화동~이화동으로 이어지며 동성고등학교부터 혜화성당까지 다양한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은 매주 일요일 ‘필리핀 거리’로 변모한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열대과일부터 전통공예품, 즉석식품에 이르기까지 100m 남짓한 거리에 ‘리틀 마닐라’가 펼쳐진다. 필리핀 마켓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열린다. 고향의 향수를 달래거나 회포를 푸는 필리핀인들은 아침부터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한다.

4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1일 대학로에서 필리핀 사람들을 만났다. 기자들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한국과 필리핀이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곳에서 만난 필리핀인들 대부분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름만 듣고도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Great!”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장을 보고 돌아가던 제아 마카티박(30)씨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두테르테의 결단이 너무 멋지다”고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을 묻는 질문에 필리핀 사람들은 한결같이 “앞으로도 필리핀을 위해 단호하고 서민위주의 정책을 펼쳐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어떤 이들은 “(워낙 격식을 따지지 않고 친절한) 대통령이 더 많은 농담과 연설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친구들과 산책을 나왔다는 노머라 아드라다(28)씨는 “그에게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 다만 한번 그를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뽑은 필리핀 사람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20대 중반이라고 밝힌 린첼리 진씨는 “한국에는 많은 필리핀인이 살고 있고 필리핀에도 한국인이 다수 살고 있는 만큼 양국이 앞으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우호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필리핀이 대중교통 환경 등 한국의 좋은 점들을 도입했으면 좋겠다”며 “한국과 필리핀이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서로에게 경제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필리핀 사이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엘라인씨는 “필리핀과 한국은 교류가 활발하지만, 그만큼 문제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정리하던 물건을 내려놓으며 정색하고 입을 열었다. “필리핀이나 한국의 뉴스에서 (필리핀에서) 청부살인을 당했다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 반감이 심한 걸로 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오히려 한국인을 죽여 달라고 사주하는 것이 같은 한국인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 물론 미디어의 보도가 다 믿을 수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필리핀에서 문제가 되는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자녀 ‘코피노’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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