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데타는 ‘신의 선물'”···2016 터키 쿠데타, 에르도안 정권이 기획·조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4월 17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 밖에서 개헌 국민투표 승리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스웨덴 스톡홀름자유센터, ‘7/15 에르도안 쿠데타’ 보고서에서 밝혀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전 터키 <지한통신사> 서울특파원] ‘스톡홀름자유센터’(SCF)는 최근 “지난해 터키의 불발 쿠데타는 터키의 독재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과 그 심복들이 비상사태 하에서 정권의 비판자와 반대자를 대거 숙청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위장술책”이라고 밝혔다.

스톡홀름자유센터는 연구자들이 수집한 정보·쿠데타 기소내용·재판정 증언·개인 인터뷰·군사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7/15에르도안 쿠데타’라는 제목의 최신 연구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센터는 “정황을 살펴보면 쿠데타 모의는 사전에 발각됐음에도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며 “당시 쿠데타에 동원된 군인의 수가 터무니 없이 적은 점 역시 일반적인 쿠데타라 보기 힘든 이유”라고 밝혔다. 압둘라 보즈쿠르트 스톡홀름자유센터 총재는 “당시 쿠데타는 과거 몇년간 에르도안 정권의 독재 치하에서 행해진 일련의 위장 술책 중 일부이며, 이를 통해 유혈사태가 수반됐다”고 말했다. 그는 “에르도안은 터키 수도에서 떠돌던 쿠데타 설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해 자작극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에르도안은 쿠데타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직을 확보하고 반대파를 억압했다”며 “그가 오랫동안 염원해온 시리아 국경지대의 군사진출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센터는 특히 “에르도안이 쿠데타 발발 즉시 ‘신의 선물’이라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센터가 2016년 7월 15일과 그 이후 벌어진 사태에 대해 191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밝힌 보고서 중 일부다.

• 터키국가정보국(MİT) 국장인 하칸 피단의 의회 진술에 따르면, 쿠데타에 대한 사전 첩보를 받았지만 이를 수상이나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는 쿠데타 기도가 조작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대한 쿠데타 기도를 발각, 저지, 중지시킬 책임을 지고 있는 관료들이 쿠데타 당일에 연락이 되지 않았던 점, 그리고 이들이 쿠데타 기도를 알고도 평상시처럼 행동한 점 또한 쿠데타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 하칸 피단 국가정보국 국장이 쿠데타 기도에 대해 어떠한 증언도 하지 않았다. 정보국 책임자인 그는 사법부 수사와 의회 쿠데타 수사 위원회에 어떠한 증언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칸 피단 국장은 그 이후에도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 국가정보국 국장이 쿠데타 전날 수 시간과 쿠데타 당일에 걸쳐 최고위 군사당국자를 만났다. 또한 국장이 참모본부에 가면 군부가 그를 억류할 것이라는 첩보를 받았음에도 본부를 방문했다가 별 탈 없이 나왔다는 점, 그가 떠나자 곧 쿠데타가 발발했다는 점 또한 쿠데타가 사전에 기획됐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 참모총장 후루시 아카르가 엇갈리게 증언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의 증언과 증인 및 피고인의 증언이 상반된다. 또한 인터뷰에 응한 한 군사전문가는 “쿠데타 기도는 미리 제보가 흘러나간 경우, 쉽게 제어할 수 있으며 단순한 조치로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모총장이 그런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은 7/15 사태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킨다.

• 공식 발표에 의하면 8,651명의 군인이 쿠데타에 가담했으며, 이는 터키 전체 군인의 1.5%에 해당한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렇게 적은 규모의 군대로 쿠데타를 시도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168명의 장성 및 수천명에 달하는 장교가 쿠데타 혐의로 재판 받고 있고, 쿠데타 기도로 기소된 장성 휘하에는 약 20만명의 병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 쿠데타 이후 15만명 이상의 공무원이 정부를 비판한다는 명목으로 적절한 사법적, 행정적 조사 없이 직위를 해제 당했다. 군부, 사법부, 외무부 및 안보 당국에서 대규모 숙청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51,889명이 증거, 재판, 유죄 판결 없이 감옥에 갇혀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히즈멧 운동과 관련된 가정주부, 교사, 학생, 의사, 상인, 언론인들으로 밝혀졌다. 7/15 사태 이후에 취해진 반민주적 조치, 수천개에 달하는 시민단체의 폐쇄와 수만명의 시민 체포가 행해졌다.

• 터키는 더 이상 법과 민주주의 원칙으로 통치되는 국가가 아니며, 이제는 상시 비상사태하에서 정부 포고로 통치되는 국가로 변했다. 사법부는 정부가 완전히 장악하였으며, 언론/표현의 자유는 제한되고, 의회는 더 이상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며, 야당 정치인은 감옥에 들어가 있는 현실에 처해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