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팔순 원불교 원로의 바람···“자행합일(知行合一) 늘 새기십시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10여년 전 제가 ‘원불교청운회장’을 맡고 있을 때, 세번에 걸쳐 당시 원불교 최고 지도자이신 좌산(左山) 이광정 종법사(宗法師)님을 모시고 전 청운회원들이 ‘해원(解寃)?상생(相生)?통일(統一)을 위한 대기도식’을 올린 바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주도 한라산기도식이고, 두번째는 거창 금귀산 기도식, 세번째는 금강산 대기도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려면 남북통일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그 전제조건이 바로 ‘해원’이고 ‘상생’입니다. 해원을 어떤 방법으로 풀 수 있을까요? 저는 무엇보다도 저들이 원하고 아쉬워하는 것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방법으로 ‘평양빵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원불교의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 세 단체가 힘을 모아 하루 빵 4만개가 생산되는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그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까지 평양의 어린이들의 퀭한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먹을 것을 만들어주는 우리를 보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연 것이지요. 우리 형편이 월등하게 낫습니다. 우월한 경제력을 가지고 저들이 고마워하는 것을 주기 시작하면 저들도 우리에게 주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상생입니다. 그래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고 서로 신뢰가 형성되면 아무리 지독한 북한정권이라도 미사일과 핵폭탄을 멈출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통일은 그런 연후에야 실현되지 않을까요? 이제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우리 함께 이 날을 경축하며 세계만방에 통일 대통령을 선포하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 세계는 대시련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 지혜로워지고, 사회 지도층이 높은 공공성과 도덕성을 발휘함으로써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염원합니다. 기쁜 오늘을 맞아 새 대통령의 덕목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대통령은 지식과 지혜를 갖춰야 합니다.
지금 가정·사회·국가·세계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책임 있게 나라를 이끌어 갈 지혜와 역량을 갖춘 지도자입니다. 새 대통령은 지도자로서 지녀야 할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확충하는 데 지극한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는 나라의 현실과 전체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여 그 핵심을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보다 긴 안목으로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높은 경륜을 지녀야 합니다. 또한 국민의 지혜를 모아 현실문제 해결에 적용·활용할 줄 아는 깊은 혜안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둘째, 대통령은 국민에게 신용과 신뢰를 잃지 않도록 힘써야 합니다. 작은 공약부터 큰 공약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것입니다. 공약의 실천이 국민들의 모범이 되고, 나아가 삶 자체가 나라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대통령과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셋째, 대통령은 절대로 사리(私利)를 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도자에게는 필수적으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도덕성이 결여된 조직은 모두 반드시 부패의 온상이 되어 사회 전체를 부도덕하게 오염시킵니다. 대통령이 국민들러부터 사리사욕을 취하게 되면 국민들과 공복(公僕)들이 저마다 사리를 취함으로써 나라 전체가 물들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의 청렴·청백은 나라 전체를 건강하게 하며, 국민 전체의 행복이 곧 대통령 자신의 행복이 됩니다.
넷째, 대통령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이 되는가를 스스로 늘 살펴야 합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한 시간표를 가져야 하며, 그것을 열정을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국민과 소통하여 나라의 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대통령은 과감하고 때론 목숨을 걸 정도의 추진력이 있어야 역사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새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국민들의 마음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 국민에게 주어진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선택한 새 대통령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합력하여야 합니다. 이제는 ‘촛불’도 ‘태극기’도 없습니다. 국민 모두가 결과에 승복하고, 다함께 행복한 공동체가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합니다.
마침내 모진 폭풍이 지나고 찬란한 새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시대’의 정신은 ‘통일’로 하면 좋겠습니다. 무엇이나 합하면 강하고 나뉘면 약해집니다. 단결하면 흥하고 분열하면 망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만년 대업을 경영하는 대통령 임기 중에 온 국민의 마음단결이 없고서야 완전하고 강력하고 따뜻한 나라를 어찌 감히 건설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이나 극하면 변고(變故)가 생기고 폐단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극(極)과 과(過)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 대통령의 구세요법(救世要法)입니다. 머리가 어지러우면 끝이 따라서 어지럽고, 머리가 바르면 끝이 따라서 바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일체의 책임이 다 대통령에게 있는 것입니다.
정치는 어느 한 편에 권리 편중이 없고, 각자의 권리를 정당히 잘 운영하면 됩니다. 그래서 모든 시정(施政)은 간이(簡易)하고 민속(敏速)하게 하되 중요한 일은 공론과 여론을 들어서 처결하는 것입니다. 모든 지도는 신의(信義)에 근본하여 국민이 대통령을 신뢰하게 만들면 나라는 자연 부강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기쁨에 중언부언 여러 얘기를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나 커서일 것입니다. ‘名大實小 後無可觀 最後勝利 實力爲上’이라 했습니다. “이름만 크고 실이 작으면 뒤에 가히 볼 것이 없고, 최후의 승리는 실력이 위”라고 합니다. 새로운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껏 경륜을 펼쳐 해원·상생?통일의 문을 활짝 여는 위대한 대통령이 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5월 9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필자는 김덕권 다음카페 ‘덕화만발’ 상임고문은 원불교 청운회장, 보은동산회장, 사회복지법인 청운보은동산 대표이사, 원불교 문인협회장, 원불교 모려회장(慕麗會長)을 역임했으며 <진흙 속에 피는 꽃>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