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글로벌옴부즈맨] ‘JS 아카데미’ 꽃미남 정준영 프로, 골프 대중화 앞장선다
육상·야구 선수 거친 타고난 DNA…군대선 밤마다 빗자루 들고 맹연습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잘생겼다. 인터뷰를 위해 그를 처음 만나고 떠오른 단어는 ‘미남’이란 단어였다. 2011년 KPGA 챌린지 투어 상금왕 출신인 정준영 프로는 이제 선수 직함을 내려놓고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올해로 31살, 젊은 그가 새롭게 도전하는 JS 골프 아카데미는 정준영 프로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는 운동선수 집안에서 자랐다. 정준영 프로의 아버지는 안시현, 안선주 등 유명 프로골퍼를 발굴하고 키워낸 정해심 코치로 골프계에선 유명 인사다. 둘째 큰아버지는 현재 일본의 샹송화장품 여자 농구단 감독으로 있는 정해일 감독이며 사촌동생은 프로농구단 LG세이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창영 선수다.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한 정준영 프로는 육상과 야구선수로 초등학교 시절을 지내다 중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야구에서 골프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아버지 정해심 코치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골프에 대한 비전을 높게 보고 권유를 하셨다. 물론 선택은 내 몫이었고 고민 끝에 골프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인 아버지의 말씀을 믿었다.”
코치로서 아버지 정해심씨는 어떤 분이었나.
“아버지는 호랑이 코치로 유명하다. 선비와 같이 곧은 성격도 지니셨다. 고등학교 때까지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웠지만 나에겐 유독 차가우셨다. 함께 지도를 받는 아이들이 많은데 아들을 특별대우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셨고 프로 데뷔한 이후에도 대회에 단 한번도 따라오지 않으셨다(웃음).”
2011년 챌린지 투어 2회 우승과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첫 우승을 하기 전까지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나.
“고등학교 3학년부터 군 입대 전까지 골프가 정말 되지 않았다. 골프로 전향한지 1년만인 중학교 3학년 때 인천에서 열린 대회에 나가 2등을 했다. 야구는 단체게임이지만 골프는 혼자하는 게임이다 보니 눈치 없이 운동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2등을 했을 당시엔 골프가 너무 좋아 하루 16시간씩 운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골프가 내 마음대로 안되더라. 타이거 우즈도 겪었던 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불안 증세인 입스(Yips)가 찾아 온 거다.”
그럼 군대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건가.
“맞다. 상병이 되니 골프가 다시 하고 싶어 지더라.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빗자루 작대기를 가지고 밤에 몰래 스윙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2009년 제대하기 전까지 8개월 정도 작대기 하나만 가지고 하루 1시간 정도씩 밤마다 연습했다. 신기하게도 제대하니 공이 달라 보이고 골프에 대한 열정이 샘 솟았다. 골프를 쉬었던 게 신의 한 수가 됐고, 이는 골프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첫 우승할 때 아버지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아버지께 들은 가장 큰 칭찬은 ‘고생했다’ 이 한마디였고 우승할 때도 마찬가지셨다. 사실 첫 우승하기 전까지 심적으로 힘들었다. 세미프로를 고3 때 딴 이후 6년간 PGA를 넘지 못했다. 슬럼프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명성에 누가 될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컸다. 하지만 첫 우승 이후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
일산에 위치한 타워골프클럽에서 JS 골프 아카데미를 열었다. 선수 생활을 접고 골프 아카데미를 연 배경은 무엇인가.
“골프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골프는 생활체육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하지만 선진국처럼 국내 골프 시장도 생활체육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골프 강대국 일본의 예를 보자. 과거 800여 개였던 골프장 중 현재 절반인 400여 개만 남았다. 대신 생활체육으로 골프가 활성화돼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으로 골프를 배우고 즐긴다. 일본의 그린피는 7만~8만원 정도이지만 한국의 경우 20만원이 넘는다. 한국 골프도 생활체육으로 가야하며 지금부터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 최근 국내 550여 개 골프장 중 100곳 정도가 부도가 났다. 한국 골프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중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이들에게 ‘생활체육’ 골프의 장점을 설명해준다면.
“어릴 때 한번 제대로 배워두면 성인이 되어서도 골프를 즐길 수밖에 없다. 골프는 반복 훈련을 통해 몸이 기억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골프를 배워두면 20년이 지나도 까먹지 않는다. 또한 어려서부터 골프를 익힌 이들은 나중에 굳이 프로가 되지 않더라도 사회생활에서 세일즈나 사교, 건전한 취미생활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 JS 골프 아카데미는 아이들이 주를 이루는 골프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골프 아카데미는 국내에 제법 많다. JS 골프 아카데미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아버지의 제자가 미국 LPGA, 일본 JLPGA, 한국 KLPGA에서 모두 우승했다. 전세계 3대 투어를 모두 우승한 경험을 가진 국내 지도자는 아버지를 포함해 3명 정도 밖에 없다. 프로골퍼가 되고 나서야 교습을 받는 것이 골프계의 시스템이지만, 아버지는 프로 이전인 아마추어 때부터 제자들을 가르쳐 우승을 시켰다. 안시현 프로는 중학생 때, 안선주 프로는 19살 때부터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았다. 나 또한 12년 동안 원장님(아버지) 밑에서 가르침을 받았고 챌린지 투어 상금왕도 경험했다. 앞서 말했지만 어릴 때부터 잘 배워두면 골프를 더 오래, 그리고 잘 칠 수 있다.”
골프 교습가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골프 교습가는 실전 경험이 없으면 안된다. 내가 겪은 걸 전수해줄 때 받아들이는 사람도 빨리 받아들인다. 단순하게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건 한계가 있다. 책으로 배운 골프 교습가는 아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판가름 할 줄 모른다. 50점인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80점이 될 수 있게 하는지를 모른다. 이건 직접 골프를 쳐보며 스스로 깨우쳤던 노하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사람마다 체형과 성취도가 다른데 교과서처럼 천편일률적으로 가르치면 수강생의 실력이 늘 수 있겠는가. 체형에 맞게 채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체형에 맞는 스윙을 지도해줘야 한다. 그래도 안되는 부분들은 내 경험들을 떠올리며 하나씩 잡아줘야 한다. 실전 경험에서 우러나온 체계적인 교습이 중요한 이유다.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풍부한 실전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며 JS 골프 아카데미는 이 부분에 큰 강점이 있다.”
운동광인 정준영 프로가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운동을 하고 땀을 흘리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운동은 필수고, 유익한 점이 많은데 요즘 아이들은 운동을 잘 안한다. 운동을 해야 신진대사가 활발해 지고 건강해진다. 헬스장에서 하는 건 운동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뛰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싶다.”
어려운 질문일 것 같다. 정준영 프로에게 아버지 정해심 코치는 어떤 분인가.
“어릴 때 아버지 사업이 크게 기운 적이 있었다. 이때 아버지는 세미프로 골퍼인 지인에게 의탁하셨고, 이때부터 골프를 독학하셨다.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골프로 다시 딛고 일어나셨다. 나라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다. 이젠 아버지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골프를 시작하고 아버지와 대화가 많이 없었다. 동종업계에 있다 보니 집에 있을 때도 대화 한마디 없는 날이 많았다. 요즘 아카데미를 열면서 자문을 많이 구하는데, 전화로 알아서 하라고 차갑게 끊으신 후에 말없이 오셔서 일일이 체크해주시고 가신다. 나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 탓일까. 마지막 질문에 답변하던 정준영 프로는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다. 멋적게 웃으며 요즘 이상하게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나온다고 했다. 얼마 전 정해심 코치를 뵈니 왜 정준영 프로가 미남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인자한 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에 부전자전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그가 최근 오픈한 골프 아카데미의 정식 명칭은 ‘JS 골프 아카데미’다. J는 정해심 코치와 정준영 프로의 J에서 따왔고 S는 S클래스의 의미라고 한다. JS 골프 아카데미가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 아이들의 생활체육을 선도하는 ‘S클래스 아카데미’의 미래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