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먼로 후붓 공동창립자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꿈꾼다”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인도네시아 후붓(Hubud)은 전세계 디지털노마드 사이에서 명소다. <아시아엔>은 이곳을 공동창립한 스티브 먼로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다.
후붓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동남아는 저렴한 물가와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디지털노마드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후붓은 ‘Hub in Ubud’의 약자로 ‘우붓의 허브’라는 뜻입니다. 현재 후붓은 전세계 64개국에서 회원 3천여명을 보유하고 있어요. 많은 디지털노마드가 이곳에서 원하는 기간 동안 머물려 각자 업무를 보고, 후붓이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 및 커뮤니티에 참여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 과정에서 업무에 필요한 아이디어나 협업 파트너를 얻는 경우도 많죠. 한 달에 보통 30여 개의 무료행사 및 강의가 열립니다. 서비스에 비용이 조금 다르지만, 한달에 60달러(약 7만원)에서 275달러(약 32만원)만 지불하면 누구나 후붓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테드 강의에서 후붓이 소개된 뒤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후붓에서 일하나요?
“주로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많습니다. 출신 국가로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인도네시아가 제일 비중이 큽니다. 미국이나 호주 사람들도 많고요. 한국사람들도 그동안 많이 다녀갔어요. 직업 종류는 가지각색이에요. 스타트업, 프리랜서부터 시작해 디자이너, 영화제작자, 비영리단체 등 아주 다양합니다. 후붓을 포함해 이 지역을 방문하는 디지털노마드 대부분은 한달에서 1년 동안 머물다 갑니다.”
디지털노마드는 ‘원격근무’가 핵심입니다. 그러나 한국기업 문화는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기 때문에 원격근무가 활성화된 편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디지털노마드가 안착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사실 어느 기업에서나 원격근무 도입은 큰 도전입니다. 그러나 비용절감, 글로벌 인재영입, 직원들의 요구 등을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워드프레스, 트리하우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죠.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원격근무가 기존 방식보다 더 효율적인 이유에 대해 임직원이 함께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무실에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게 좋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이죠.”
기억에 남는 후붓 방문자가 있나요?
“미국에서 온 벤(23)이라는 청년이 기억에 남습니다.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해답을 찾기 위해 발리를 방문한 친구였는데, 우연히 후붓을 방문하게 된 거죠. 벤은 후붓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에 참여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후 6개월 만에 회사 두 곳을 차려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죠. 하나는 수공예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었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쇼핑몰 판매촉진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어요. 두 회사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요.”
후붓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전세계 사람들이 업무를 포함,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후붓의 설립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후붓과 연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턴포인트’(Turnpoint)를 만들었어요.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이 밖에도 디지털마케팅 등 비즈니스 관련 강의가 진행 중입니다. 물론 한국에서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11월23일부터 3일간 제주도를 다시 방문해 앞으로의 협력방안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