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가격 ‘하락행진’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경기둔화 우려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는 최근 넉달새 25%가량 떨어졌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이를 더욱 부추겼다.

4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80.54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8.2% 내렸다.

영국 브렌트산 원유도 지난달 말 배럴당 85.13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23.0% 떨어졌고 중동산 두바이유는 84.27달러로 21.9%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연초 이후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6월 중순 이후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6월 13일 배럴당 106.91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보였다가 지난달 말 8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하락 폭이 26.7%에 달했다.

지난달 말 브렌트산 원유 가격은 최고점인 6월 19일의 115.17달러에 비해 26.1% 내렸고 두바이유는 6월 23일(111.23달러)의 연중 최고치에 비해 24.2% 떨어졌다.

국제 유가 외에도 금, 구리, 옥수수, 소맥, 납, 주석 등 곡물과 비금속 원자재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말 금 가격은 온스당 1171.10달러에 그쳐 지난해 말보다 2.6% 내렸고 같은 기간에 구리는 t당 6770달러로 8.2%, 옥수수는 부셸(Bu)당 3.77달러로 10.8%, 소맥은 부셸(Bu)당 5.32달러로 12.0% 각각 내렸다.

또 지난달 말 현재 납 가격은 t당 2024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9.3% 내리고 주석은 t당 2만105달러로 10.8%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은 6월 중순 이후 하락세가 더욱 가팔랐다.

니켈은 지난달 말 t당 가격이 1만5900달러로 지난해 말보다는 13.6% 올랐지만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국제원자재가격(CRB)지수는 271.96포인트로 지난해 말보다 2.9% 내렸다. 이 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보인 6월 20일(312.93포인트)보다는 13.1% 하락한 상태다.

원자재 가격이 최근 넉달간 이처럼 급락한 것은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은 과잉 상태지만 경기 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탓이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짙어지며 신흥국 자금유출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신흥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분간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유럽은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어 갑자기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늘긴 어려운 상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의 공급 과잉 상태를 고려해 이미 내년 감산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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