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2.17 합의서’ 서명했나
하나금융-외환 노조 ‘서명’여부 둘러싸고 공방
[아시아엔=박영준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서명이 들어간 문건의 진위여부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외환노조가 ‘2.17 합의’ 당시 각각 서명하고 나눠 보관한 문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17 합의서는 지난 2012년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합의서로, 5년간 외환은행을 독립법인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합의 당사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기철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정부 측 입회인 자격으로 합의서 조인식에 참석했다.
외환 노조는 합의 당시 합의서에 김석동 전 위원장의 직위와 이름, 자필 서명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김석동 전 위원장이 참석하고 서명까지 한 당시 합의가 노사정 합의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2.17 합의를 깨고 조기통합 관련 협상에 나서는 것은 정부의 중재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당시 김 전 위원장 서명이 들어간 합의서와 그렇지 않은 합의서 두 가지가 만들어졌다”며 “문제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김석동 전 위원장의 서명이 들어간 2.17합의서를 조작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애초에 나눠가진 2.17합의서에는 김석동 전 위원장의 서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승유 전 회장도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석동 전 위원장의 직위와 이름, 서명이 없는 합의서를 제시했다.
금융당국에서는 김석동 전 위원장의 서명 여부와 무관하게 당시 합의를 노사정 합의로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국감에서 2·17 합의서에 대해 “노사정이 아닌 노사 합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위원장은 단순 입회자로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