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입김에 신음하는 KB금융
“금융당국, LIG손보 인수 승인 보류 본보기로 금융지주사 압박”
[아시아엔=박영준 기자]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이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 연기로 당분간 보류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KB사태를 본보기 삼아 금융지주사에 대한 ‘군기잡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5일과 29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8월 금융위에 자회사편입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금융위는 이달 안에 인수와 관련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KB금융의 회장 공석 등 경영 상태 및 지배구조불안이 인수승인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으로 보류를 결정했다.
금융위는 KB금융의 회장 선임 및 지배구조 문제가 확실히 정리된 이후에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도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이 다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계획이 흐트러지면서 KB금융과 LIG손보는 내부적인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KB금융은 인수계약을 맺을 때 10월 27일까지 금융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연 6%의 지연이자를 LIG그룹 회장 일가 등에 물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오는 28일부터 하루 1억1천만원의 지연이자를 내야 한다.
LIG손보도 KB금융 합병에 발맞춰 상품 출시 및 대면 채널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잠정적으로 연기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지난 8월에 인수 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자회사 편입에 대한 심사는 대부분 끝났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이번 인수 승인 보류를 본보기로 전반적인 금융지주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