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경영혼란 ‘수습국면’
임영론 회장 해임안 의결 따라 당국 감독관도 철수 검토
[아시아엔=강준호 기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임영록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하면서 KB금융그룹의 경영 혼란이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17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조속한 조직의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또 오는 19일 임 회장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회장 후보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되며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내외부 후보군을 선정하게 된다.
KB사태의 두 주역이었던 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모두 물러남에 따라 KB금융그룹의 경영 혼란은 점차 안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KB금융은 당국과 극심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금융당국은 KB금융과 각 계열사에 감독관을 파견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 정보유출 건과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
하지만 임 회장이 해임되면서 금융당국도 KB금융과 각 계열사에 파견한 감독관 철수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금융합동점검회의를 열고 KB 대책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KB에 파견된 감독관들의 현장보고를 들은 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감독관 상주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선임 절차에 들어가는 차기 수장은 당국과 화해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당국과 원만한 관계 회복이 중요하다.
최근 KB금융은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승인 여부는 조만간 금융위 회의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땅에 떨어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일 또한 급선무다.
도쿄지점 부실대출, 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에 이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의 극심한 갈등이 빚어지자 고객들의 KB금융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은행권 수위를 차지했던 국민은행의 수익 또한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 중 꼴찌권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여서, KB금융의 ‘리딩뱅크’ 위상을 회복하는 것 또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