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조기통합 공식 선언
외환노조 강력 반발·금융당국 합의 전제 거듭 밝혀
[아시아엔=강준호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통합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통합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19일 신라호텔에서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두 은행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을 선언하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통합 공식 선언에 따라 두 은행은 다음주 이사회를 열어 통합 결의와 통합계약서 승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사회 결의 이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두 은행장은 선언문에서 “그동안 두 은행은 직원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에 대해 소통했고 조합과도 성실한 협의를 위해 대화의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지금부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두 은행장은 이어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병행해 양행의 노동조합과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두 은행이 조기통합 추진을 공식화한데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통합이 지연될수록 조직 내 혼란과 영업환경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나·외환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통합을 위해 노동조합에 수차례 대화를 요청했으나 외환은행 노조는 2.17 합의서 위반이라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어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친다면 영업환경의 불안정성이 지속돼 조직 내 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은행이 통합선언 이후에도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외환은행 노조의 결단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는 통합 공식 선언에 대해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한다는 2.17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와의 대화를 운운하고 있지만 이는 통합 추진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집회에 이어 금융노조와 연대투쟁 등 더욱 강력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해 노사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국회 답변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논의에 대해 “노사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