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RB, 양적완화 100억달러 추가축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일(현지시간) 양적완화 규모를 현재의 월 350억달러인 양적완화(QE)에서 2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29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였던 3차 양적완화(QE3) 규모를 100억달러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처음 착수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월, 3월, 4월, 6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액을 100억달러씩 줄였다.
따라서 이번까지 여섯 차례 회의 연속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활동은 2분기 반등하고 있다(rebounded)”고 평가했다.
미국 상무부도 이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2.5% 마이너스 성장하고 나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이다.
연준은 또 성명에서 “실업률이 더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 상황도 개선되고 있으나 여러 지표가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고 가계 소비 지출과 기업 고정 투자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2%)에 근접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이에 따라 경기 완화 조치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판단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를 부양하고자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9월 FOMC 회의 때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더 줄인 뒤 10월 회의에서 이 프로그램의 완전 종료를 선언하고 나서 내년 중반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도 지난 6월 FOMC 회의 때 “고용 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장기 목표치 아래로 돌아오면 최종적인 150억달러 채권 매입 축소 결정은 오는 10월 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라는데 위원들이 대체로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결정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 FOMC 위원 9명이 찬성했다.
반면 연준 내 ‘매파’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 시점을 ‘상당 기간’ 등으로 못박으면 안 된다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다음 FOMC 회의는 9월 16∼17일 이틀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