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한 송이 꽃 되어

    저무는 가을 당신 오신다는 걸 바람결에 들어 알았습니다. 먼지 쌓인 꽃병 씻어 놓고 설레는 마음에 뒷산으로 달려갔지요. 저녁노을 눈부신데 그 많던 구절초 쑥부쟁이 오늘 따라 왜 그리 외로운지 빈손으로 돌아와 당신께 드릴 것 없는 내 가난에 한숨 짓다가 어느 생에선가 나 또한 한 송이 꽃이었음이 생각났습니다. 몸 씻어 단장하고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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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바람처럼 저 새처럼

    햇살 눈부시다 너를 보내기 좋은 날이다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는 거라면 이리 하늘 파랗고 볕살 눈부신 날이기를 바랬다 애초에 너는 그물로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구름 높이 나는 저 새처럼 하늘에 속한 사람이었음을 그러므로 붙잡은 내 미련은 땅에 속한 것이었음을 그렇게 너를 보내고서야 나 또한 저 먼 별에 고향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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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11월’ 유안진

    무어라고 미처 이름붙이기도 전에 종교의 계절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랑은 차라리 달디단 살과 즙의 가을 열매가 아니라 한마디에 자지러지고 마는 단풍잎이었습니다 두 눈에는 강물이 길을 열고 영혼의 심지에도 촉수가 높아졌습니다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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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시와 음악] ‘고장난 컴퓨터’ 김영관

    이놈의 머리는 고장난 컴퓨터 눈은 상대방 표정을 잘못 읽어 화을 일으키고 머리는 상대방 말을 잘못 이해해 산과 같은 겁을 먹고 몸은 착한 머리 때문에 긴장되 경직돼 굳고 입은 착한 머리에 정확한 판단 덕에 나를 아주 정신 나간 사람 만들어 모두들 피하게 만들고 어느새 똥이 무서워 피하냐 더러워 피하지 라는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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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AJA Award 2022’ 수상 박해일 배우 “언론인 쉽지 않은 직업‥.아시아 기자 연대 영원하길”

    “2014년 임순례 감독님의 영화 ‘제보자’에 출연하며 언론인이란 직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자리에 계신 아시아 언론인들의 연대가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사)아시아기자협회(이사장 구본홍, 회장 아시라프 달리) 주관 ‘AJA Award 2022’이 11월 11일 오후 2시 명동 CGV에서 개최됐다. 앞서 아시아기자협회 회장단은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박해일 배우의 수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올해 ‘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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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3-강(江) 같은

    오시는 당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도 언제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가시는 당신을 붙잡지 않았습니다. 오셨듯이 가실 수 있도록 문을 항상 열어 두었지요 오늘도 설레임으로 당신을 맞습니다. 오늘도 그리움으로 당신을 보냅니다. 당신이 내게 왔다가 가실 때마다 소리 죽여 흐느낀 아픔이 푸른 깊이를 더 합니다. 붙잡지 않아 흐르는 것들이 이루는 바다를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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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아시아엔 창간 11주년 “아시아 언론인 연대 통해 자유 수호하길’

    (사)아시아기자협회(이사장 구본홍, 회장 아시라프 달리) 주관 ‘AJA Award 2022’과 아시아기자협회를 모태로 창간한 온라인 ‘아시아엔’의 창간 11주년 기념식이 11월 11일 오후 2시 명동 CGV에서 개최됐다. 앞서 아시아기자협회 회장단은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박해일 배우의 AJA Award 수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올해 ‘칸영화제’ 수상작인 ‘헤어질 결심’의 주연배우로 출연해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그의 존재를 각인시켰다”고 밝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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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2-깊은 가을’

    그대는 떠나고 나는 머문다. 한 대의 향을 피우고 그대를 생각한다. 창밖으로 가을이 저물고 있다. 세상을 향해 길 위에 나선 그대 오늘 저녁 머물 곳은 어디인가. 나의 몸은 집에 매여 있고 그대의 몸은 길 위에 있다. 존재를 위해 지은 집에서 내 존재는 소유 당하고 붙잡는 길 위에서 그대는 새롭게 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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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시와 음악]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1936~ ) 시집, ‘農舞’, 창비,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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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시와 음악] ‘노경老境’ 구상

    여기는 결코 버려진 땅이 아니다. 영원의 동산에도 꽃 피울 신령한 새싹을 가꾸는 새 밭이다. 젊어서는 보다 육신을 부려왔지만 이제는 보다 정신의 힘을 써야 하고 아울러 잠자던 영혼을 일깨워 형이상形而上의 것에 눈을 떠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독의 망령亡靈에 사로잡히거나 근심과 걱정을 능사能事로 알지 말자. 고독과 불안은 새로운 차원의 탄생을 재촉하는 은혜이어니 육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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