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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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감자떡’ 이상국 “하지가 지나면 성한 감자는 장에 나가고”
하지가 지나면 성한 감자는 장에 나가고 다치고 못난 것들은 독에 들어가 가을까지 몸을 썩혔다 헌 옷 벗듯 껍질을 벗고 물에 수십번 육신을 씻고 나서야 그들은 분보다 더 고운 가루가 되는데 이를테면 그것은 흙의 영혼 같은 것인데 강선리 늙은 형수님은 아직도 시어머니 제삿날 그걸로 떡을 쳐서 우리를 먹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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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장마당에서’ 이상국 “막걸리 사발에 가슴을 데우거나”
우리나라 나이 잡수신 길들은 아직 장마당에서 만난다 장작을 여내 고무신을 바꾸고 소를 내다 팔아 며느리를 보던 사람들 난전 차일 아래 약장수가 놀고 장돌뱅이들 이악스럽게 설쳐대도 농사꾼들은 해마다 낫과 쇠스랑을 벼리고 감자꽃 같은 아낙들 무릎마중을 하고 산 너머 집난이 소식 끝에 치마폭에 코를 풀던 곳 때로는 사는 게 팍팍하여 참나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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