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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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시] ‘설날 아침에’ 김종길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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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시] ‘길 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까지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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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시] ‘나그네’ 김남조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가 성냥 그어 낙엽 더미에 불붙였더니 꿈속의 모닥불 같았다 나그네 한 사람이 먼 곳에서 다가와 입고 온 추위를 옷 벗고 앉으니 두 배로 밝고 따뜻했다 할 말 없고 손잡을 일도 없고 아까운 불길 눈 녹듯 사윈다 해도 도리 없는 일이었다 내가 불 피웠고 나그네 한 사람이 와서 삭풍의 추위를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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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시] ‘민달팽이’ 홍성운 “정말이지 떨어지는 게 집값이면 좋겠다”
정말이지 떨어지는 게 집값이면 좋겠다 이삿짐을 챙기다 잠깐 쉬는 나무 그늘 풋감이 뚝 떨어진다 민달팽이 뿔 세운다 # 감상노트 등짐 없는 민달팽이 쉬어가는 감나무 그늘. 하도 이사를 다녀 주민등록증 주소변경란에 바뀐 주소를 적어 넣을 데가 없었지. 그릇 깨지지 말라고 신문지 같은 걸 구겨 넣고 한 달 전부터 바리바리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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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시] ‘새해의 기도’ 이성선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새해엔, 아아 가장 고독한 길을 가게 하소서 당신이 별 사이로 흐르는 혜성으로 찬란히 뜨는 시간 나는 그 하늘 아래 아름다운 글을 쓰며 당신에게 바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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