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세계칼럼

[이상기 칼럼] 세계청년대회와 지구과학 올림픽…종교와 과학이 손잡고 여는 청년과 인류의 미래

2027년 여름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두 세계적 국제행사를 이끄는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대주교(왼쪽)와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정 대주교는 세계 190여 개국 청년 약 50만 명이 참가하는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장, 이 교수는 세계 과학자 약 5000명이 모이는 인천 국제측지학·지구물리학연맹(IUGG) 총회 조직위원장이다.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 지구의 미래를 탐구하는 과학. 두 조직위원장이 만나 청년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협력을 논의한다면 뜻깊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진은 두 사람의 개별 사진을 마주 보는 구도로 편집한 것으로, 실제 만남을 촬영한 것은 아니다.

세계청년대회 50만 명, 인천 지구과학 올림픽 5천 명…2027년 여름 대한민국이 맞을 역사적 기회
몸의 한계를 넘어 베이징으로 향한 이상묵 교수…정부와 인천시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2027년 여름,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국제행사 두 개가 잇따라 열린다. 하나는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축제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의 미래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국제회의다. 규모와 성격은 다르지만 두 행사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세계의 청년들이 한국에 모여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사실이다.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과 성남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에는 190여 개국에서 약 50만 명의 청년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오 14세 교황도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열리는 첫 세계청년대회라는 점에서도 역사적 의미가 크다.

그보다 약 보름 앞선 7월 16일부터 22일까지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29차 국제측지학·지구물리학연맹(IUGG) 총회가 열린다. 해양과 대기, 기후변화와 지진, 화산과 지구 내부를 연구하는 세계 과학자들의 모임이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지구과학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약 80개국에서 5000명 안팎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여름의 대한민국이 세계 청년들의 신앙과 희망, 과학과 도전이 만나는 무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대회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화려한 개막식 뒤에는 수년간의 준비와 수많은 사람의 헌신이 있다. 특히 지금 내가 주목하는 사람은 인천 IUGG 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다.

석 달 전 일본에서, 이번에는 베이징으로

이상묵 교수는 11월 6일 베이징으로 향했다.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내년 7월 인천에서 열리는 IUGG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다. 내년 대회는 약 5000명이 참가하는 국제학술행사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 전체 참가자의 20~30%가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00명에서 1500명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 연구자들의 참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대회 성공의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그는 직접 중국으로 갔다. 이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회의를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사람을 만나 설득하고, 협력을 구하고, 한국에서 열릴 대회의 의미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교수에게 해외 출장은 평범한 일이 아니다. 석 달 전 일본에 갔을 때 그는 현지 호텔 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고 한다.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장애가 있는 그에게 장거리 이동과 낯선 환경은 상당한 체력적 부담을 요구한다.

그런 그가 다시 베이징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몸과 정신을 쏟아부어야 하는 일정이다.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8개월 남짓이다.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해결해야 할 일은 더 많아진다. 참가자 유치와 학술 프로그램, 예산과 후원, 숙박과 교통, 관계 기관의 협조까지 하나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나는 그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사막에서 멈춘 몸, 멈추지 않은 항해

이상묵 교수는 2006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질조사를 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목 아래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를 입었다. 해양과 지구를 연구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던 과학자에게 닥친 엄청난 시련이었다.

그러나 그는 연구와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고 후 불과 몇 달 만에 대학으로 돌아와 강의를 이어갔다.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해 컴퓨터를 사용하고 연구를 계속했다. 장애인들이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그에게 과학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세계와의 연결 통로다. 이 교수는 과학자로서의 성취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국제무대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세계의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2023년 7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8차 IUGG 총회에서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와 개최권을 놓고 경쟁했다. 한국의 최종 발표를 맡은 사람도 이상묵 교수였다. 투표 결과는 인천 22표, 호놀룰루 15표였다.

한국이 세계적인 지구과학 총회를 처음으로 유치하는 순간이었다. 2003년 일본 삿포로 대회 이후 아시아에서 24년 만에 열리는 총회다. 그때 확보한 22표는 단순히 국제회의 하나를 유치한 결과가 아니었다. 한국 과학계가 세계의 과학자들과 더 깊이 연결될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런데 개최권을 따내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르는 일이다. 이상묵 교수는 지금 그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두 대회의 주인공은 결국 청년이다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인천 IUGG 총회는 전혀 다른 행사처럼 보인다. 세계청년대회는 신앙과 인간의 존엄, 평화와 연대를 이야기한다. IUGG 총회는 지구의 역사와 구조, 기후위기와 자연재해,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그러나 두 대회가 바라보는 미래는 다르지 않다.

서울에서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인천에서는 젊은 과학자들이 어떻게 지구를 이해하고 지켜갈 것인가를 탐구한다. 한쪽은 인간의 존엄을, 다른 한쪽은 인류가 살아갈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결국 두 대회 모두 다음 세대의 삶을 위한 것이다.

11월 5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서로를 맞이하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경쟁과 기술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인간의 존엄은 이미 주어진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나는 이 말이 과학계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젊은 연구자들이 국적과 언어, 경제적 여건을 넘어 만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신진 과학자가 세계적인 석학과 같은 자리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소중하다.

이상묵 교수가 인천 총회를 준비하면서 젊은 과학자들의 참여를 강조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학술대회는 유명 학자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다음 세대 연구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대거 인천을 찾는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진다. 정치적 갈등이 깊어지고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시대에도 과학자들은 자료를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이어가야 한다.

해류와 대기는 국경을 구분하지 않는다. 지진과 기후위기도 국가의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2027년 인천은 단순한 학술회의장이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과학외교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정순택 대주교와 이상묵 교수, 두 조직위원장이 만나면 어떨까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와 인천 IUGG 총회 조직위원장 이상묵 교수가 이른 시일 안에 만나면 어떨까.

한 사람은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지구의 미래와 과학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신앙과 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두 사람이 바라보는 곳에는 미래 세대가 있다.

두 사람의 이력도 흥미롭다. 정순택 대주교는 종교인의 길을 걸으며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이상묵 교수는 과학자의 길을 걸으며 지구의 신비를 탐구하고 장애의 한계를 넘어 연구와 교육을 이어왔다.

한 사람은 영혼과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연구한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평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인간과 지구의 미래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점에서는 만나는 지점이 있다.

세계청년대회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다. 지구과학 올림픽은 인간이 살아갈 지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지켜야 하는가를 묻는다. 이 두 질문은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더욱이 두 대회는 불과 보름 남짓한 간격을 두고 같은 한국 땅에서 열린다. 세계청년대회에는 50만 명의 청년이, IUGG 총회에는 세계 각국의 과학자와 젊은 연구자 5000여명이 참가한다. 규모는 다르지만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 미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두 조직위원장이 만나 준비 경험을 나누고 청년들의 국제교류와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이다.

예컨대 세계청년대회의 환경과 생태 프로그램을 IUGG 총회의 연구 성과와 연결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지구과학자들이 청년들에게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자연재해에 관해 쉽게 설명하는 공개 강연이나 대화의 자리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대회의 청년들이 직접 만나기는 일정상 쉽지 않더라도 공동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온라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지구를 보호하는 일은 과학자만의 몫이 아니며,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일 역시 종교인만의 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조직위원장이 ‘인간의 존엄과 지구의 미래’라는 공동의 화두를 제시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상묵 교수가 베이징에서 돌아온 뒤 두 사람이 자리를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단순한 의례적 만남에 그치지 않고 두 대회의 성공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면 더욱 좋겠다.

종교와 과학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청년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는 일. 2027년 여름 대한민국이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까.

세계청년대회에는 범정부 지원, 지구과학 올림픽에는?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이미 범정부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50만 명의 참가자를 위한 숙박과 교통, 폭염과 인파 관리, 의료와 안전대책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이 협력하고 있다. 마지막 날 교황이 집전하는 파견미사에는 최대 10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준비가 불가피하다.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전 세계 청년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나누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천 IUGG 총회는 어떤가. 5000명은 50만 명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인류의 미래에 미칠 학문적 영향까지 참가자 숫자로 비교할 수는 없다.

기후위기와 지진, 화산, 해양환경과 대기변화를 연구하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국가의 과학기술 역량과 국제적 신뢰를 높일 소중한 기회다.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인간의 존엄과 연대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인다면, 인천 IUGG 총회는 과학과 국제협력을 통해 한국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

두 대회 모두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다.

물론 두 행사의 조직과 예산, 준비체계를 똑같이 만들 필요는 없다. 행사 성격에 맞는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가 어느 행사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지는 개최국의 태도를 보여주는 척도다.

IUGG 총회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인천시, 학계, 기업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단순히 행사장과 숙박시설을 확보하는 데서 그칠 일이 아니다.

젊은 과학자들의 참가를 지원하고, 한국 연구기관과 세계 과학계의 협력을 촉진하며, 총회 이후에도 지속될 연구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 역시 기후·환경·에너지·정보통신·인공지능 등 관련 분야에서 참여할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후원금을 내는 차원을 넘어 미래 산업과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일이다.

인천이 유치한 세계대회, G20 정상회의를 향한 지렛대로

무엇보다 인천시의 역할이 절실하다. 인천은 2023년 베를린 총회에서 개최권을 따낼 때부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유정복 시장이 이끌던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IUGG 한국위원회가 함께 유치에 나섰고, 그 결과 세계적인 지구과학 총회를 한국으로 가져왔다.

인천시는 당시 국제행사 유치 경험과 송도의 회의시설, 인천국제공항의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성공적인 총회 개최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사이 인천시장이 바뀌었다. 유정복 전 시장에서 박찬대 현 시장으로 시정의 책임자가 교체됐다. 그러나 시장이 바뀌었다고 인천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임 시장이 유치한 국제행사를 후임 시장이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박찬대 시장은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인천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공항과 송도의 회의시설, 숙박·교통 인프라를 활용해 인천을 세계적인 국제회의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렇다면 내년 7월 열리는 IUGG 총회를 G20 유치를 위한 중요한 지렛대로 삼으면 어떨까.

약 5000명의 세계 과학자들이 찾는 IUGG 총회는 인천의 국제행사 운영 역량을 실증할 좋은 기회다. 참가자 등록과 입국, 숙박과 교통, 국제회의 운영, 안전과 의료, 외국인 참가자 편의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종합적인 역량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IUGG 총회는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지진과 자연재해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다루는 국제회의다. 이러한 의제는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과학기술 협력과도 연결된다.

박찬대 시장이 직접 조직위원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세계 각국 과학자들의 참가를 확대하고 인천의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한다면 총회의 성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IUGG 총회의 준비와 운영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평가해 G20 유치 활동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참가자들의 평가와 국제행사 운영 성과, 도시 인프라의 강점과 보완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축적한다면 인천의 국제적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정복 전 시장이 유치한 세계대회를 박찬대 시장이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그 성과를 다시 G20 정상회의 유치의 발판으로 연결한다면 어떨까. 정당을 넘어 도시의 미래를 위해 성과를 이어가는 지방행정의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물론 IUGG 총회의 성공이 곧 G20 유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G20 개최도시 선정에는 정부의 판단과 외교적 협의, 보안과 의전 등 별도의 요건이 따른다. 그러나 세계적인 국제학술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은 인천의 역량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적이 될 수 있다.

인천이 이미 확보한 국제행사를 성공시키는 일과 앞으로 유치하려는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일은 별개의 과제가 아니다.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회다.

2027년 IUGG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그 성과를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의 지렛대로 삼는 것. 이것이 박찬대 시장이 그려볼 만한 인천의 새로운 도전이다.

한 사람의 헌신을 국가의 역량으로

이상묵 교수가 베이징에서 돌아오면 다시 수많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조직위원회 회의, 해외 참가자 유치, 예산 확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협의, 학술 프로그램 준비가 이어질 것이다. 그는 지금 자신의 몸이 허락하는 한계와 싸우면서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나는 그에게 무조건 더 힘을 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미 충분히 온 힘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와 인천시, 학계와 기업, 우리 사회가 그에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가 함께하겠다고.

훌륭한 국제행사는 어느 한 사람의 희생으로 완성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헌신이 사회의 책임과 만나고, 조직의 노력이 국가의 지원과 연결될 때 성공할 수 있다.

2006년 미국 사막에서 사고를 당했던 과학자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를 향해 길을 나서고 있다. 일본의 호텔 방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던 석 달 전의 경험도 그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

11월 6일, 그는 다시 베이징으로 떠났다. 이상묵 교수의 이번 중국 방문이 더 많은 과학자, 특히 아시아의 젊은 연구자들이 인천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베이징에서 돌아온 그가 정순택 대주교와 만나 인간의 존엄과 지구의 미래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싶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두 세계적 행사를 위해 손을 맞잡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뜻깊은 장면이 될 것이다.

2027년 여름, 서울에서는 교황과 세계 청년들이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이야기할 것이다. 인천에서는 세계 과학자들이 지구의 미래를 논의할 것이다. 서울에서 나눌 것은 인간을 향한 사랑이고, 인천에서 나눌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에 대한 책임이다.

나는 내년 여름의 두 대회가 한국 현대사에 오래 남을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역사의 한쪽에는 몸의 한계 속에서도 세계를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간 이상묵 교수의 이름이 남기를 바란다.

다만 그것이 한 과학자의 고독한 분투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국가가, 인천이, 우리 사회가 그와 함께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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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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