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스위스 공동주최 국제심포지엄 프놈펜서 열려
기자 출신 정보부장관 주도, AJA 소팔 차이 회장 패널 참여
이 기사는 2026년 11월 4~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허위정보·AI 합성미디어 대응 국제 심포지엄을 계기로, 온라인 스캠 범죄가 심각한 캄보디아의 현실과 디지털 정보 신뢰 회복을 위한 국제협력의 의미를 짚었다. 아세안 사무국과 캄보디아 현지 언론 캄푸치아트메이,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베트남통신, 국제앰네스티의 관련 보도·보고서 및 행사 현장 자료를 종합해 작성했다. <편집자>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와 인신매매 문제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온 캄보디아에서 아세안과 유럽 국가들이 인공지능(AI) 허위정보 및 딥페이크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온라인 범죄와 정보 조작의 위험을 키우는 가운데, 정보의 신뢰를 회복하고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11월 4~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 허위정보 완화 및 합성미디어 관리에 관한 아세안 다자 이해관계자 심포지엄’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5일 폐막했다. 캄보디아 정보부와 독일 외무부·국제협력공사(GIZ), 스위스 외교·협력기관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에는 아세안 회원국 관계자와 언론인, 학계, 시민사회, 기술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가 캄보디아에서 열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캄보디아는 최근 수년간 조직적인 온라인 사기 범죄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올해 6월 보고서에서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사기 조직에 감금돼 강제로 범죄에 가담하고 있으며, 당국의 단속에도 상당수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월에는 일부 민간 경비업체와 권력층의 연계 의혹까지 제기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대규모 단속과 범죄조직 해체 실적을 강조하며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 사기와 허위정보 확산은 서로 다른 문제이지만, AI로 생성한 가짜 이미지와 음성, 영상이 사기와 기만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번 심포지엄은 스캠 범죄 자체에 대한 수사나 단속보다는 허위정보 검증과 미디어 교육, 디지털 플랫폼의 책임, 국제협력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행사를 주재한 넷 페악트라(Neth Pheaktra) 캄보디아 정보부 장관은 <프놈펜포스트> 크메르어판 관리편집자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크메르루주 특별재판소 공보 업무와 환경부 대변인 등을 거쳐 2023년 정보부 장관에 임명됐다.
페악트라 장관은 허위정보와 AI 합성 콘텐츠가 공공의 신뢰를 훼손하고 사기와 착취를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 확대,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강화, 디지털 플랫폼의 책임 있는 운영, 국제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실케 뢰퍼 주캄보디아 독일대사와 레토 그뤼닝거 캄보디아 주재 스위스 협력사무소 대표도 개막 행사에 참여했다. 카오 킴 후른 아세안 사무총장은 사전 녹화 메시지를 통해 정부와 언론, 연구기관, 시민사회, 기술기업이 함께 정보 신뢰를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기자협회(AJA) 소팔 차이(Sophal Chhay) 회장도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캄보디아 출신 언론인인 소팔 회장은 아시아 각국 언론인의 교류와 협력을 이끌고 있다. 그의 참여는 국가 간 정보 교류가 확대되는 시대에 언론의 사실 검증과 국제적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석자들은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공동 연구, 미디어 교육 강화, 기술기업과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연구자료와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한 팟캐스트 제작도 후속 과제로 제시됐다.
이번 심포지엄의 의미는 국제회의 개최 자체보다 그 이후에 있다. 캄보디아가 온라인 범죄와 디지털 정보의 신뢰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아세안과 유럽의 협력이 구체적인 정책과 시민 보호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허위정보 차단이 정부의 정보 통제나 표현의 자유 제한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의 신뢰는 기술적 검증뿐 아니라 투명한 행정과 언론의 독립성, 시민의 자유가 함께 보장될 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