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아시아엔 다국어판 플랫폼을 통해 공유됩니다.
[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파키스탄 신드쿠리에 편집장] 파키스탄 카라치에 모인 전 세계 예술가들이 문화유산의 보존과 창의적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특히 위기 상황에서 예술이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내는지에 대해 주목했다.지난 10월 29일부터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2026 세계문화축제(World Culture Festival 2026)’가 개최된 가운데, 10월 31일 ‘분쟁 시대의 예술(Art in the Time of Conflict)’을 주제로 하는 토론 세션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에서 한국의 첼리스트 이슬기 씨는 언어와 정체성, 예술의 지속성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이슬기 첼리스트는 일제강점기 시대를 예시로 들며, “당시 일본이 우리에게서 빼앗으려 했던 것 중 하나가 언어였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언어를 잃으면 정체성을 잃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 마저 잃게 된다. 예술이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곳 카라치에 모인 여러분들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는 알렉산다르 리포반(세르비아), 티나 주보비치(크로아티아), 파에자 모하마드(UAE), 질리언 로즈(미국·두바이), 니하리카(방글라데시) 등도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전쟁터에서 직접 맞서 싸울 수는 없지만, 예술가들은 그 대신 문화 간 대화를 촉진하고 서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소프트파워의 강력한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올리스트 앙토냉 르 포르(Antonin Le Faure)와 함께 앙상블 알리프 듀오(Alif Duo)로 활동 중인 이슬기 첼리스트는 유럽 실내악에 중동의 색채를 더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아랍어 알파벳의 첫 글자에서 이름을 따온 알리프 듀오는 기원과 통합을 상징한다. 알리프 듀오는 아랍에미리트 국립 오케스트라(UAE National Orchestra) 산하에서 활동 중이며, 둘은 서로 다른 음역대의 현악기를 통해 음악적 대화를 만들어간다. ‘2026 세계문화축제’에 참석한 알리프 듀오는 지난 30일 카라치에서 퍼포먼스를 펼쳐 관객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한국의 일렉트로 국악 그룹 누모리(nuMori)의 특별 공연 ‘리와이어드(Rewired)’도 2026년 11월 16일 오후 8시 카라치 예술위원회 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누모리는 한국의 고대 무속 의례와 전통 타악 연희인 사물놀이, 판소리 창법을 사이키델릭 록과 블루스, 일렉트로닉 비트 등 현대 음악 장르들과 결합해 선보이는 팀이다.
2026 카라치 세계문화축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예술 장르를 소개하고 국제적인 교류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5일간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음악, 연극, 무용, 시각예술, 영화, 워크숍, 라이브 벽화 작업, 순수예술 세션, 토론 등 폭넓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번 축제에는 150여 개국에서 온 국제 예술가 약 1,000명과 파키스탄 예술가 약 500명 등 모두 1,5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문화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참가자들은 카라치에서 각국의 문화와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공유하며 국제 교류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