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산현·허난성 관계자들과 경제·문화·청소년 교류…기자 출신 권기식 회장, 도시와 사람 잇는 다리 역할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정상회담이나 외교문서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양국의 도시가 만나고 기업인이 시장을 찾으며, 청소년들이 서로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인다. 국가 간 관계가 어려울수록 민간교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이 지난 17~19일 중국 허난성에서 이어간 교류활동도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권 회장은 18일 루산현에서 왕쥔웨이 당위원회 통전부 부부장과 싱춘위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등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지방정부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루산현은 백제 출신 난원경 장군이 활동했던 곳으로 한국에도 알려져 있다”며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교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루산현은 대형 불상과 온천, 도자기 등 관광·문화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다.
19일에는 허난성 인민정부 외사판공실을 방문해 리빙빙 외사부주임, 왕즈 아시아처장 등과 경제·문화·청소년 교류 방안을 협의했다. 권 회장은 한중경제협력센터 허난사무소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고, 리빙빙 부주임은 협회의 교류사업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방문단은 소림사(少林寺)도 찾아 불교문화 교류 가능성을 살폈다.
권 회장의 행보에는 나름의 이력이 있다. 한겨레신문 기자로 출발해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고, 대학 강단과 언론 경영을 거쳐 2016년 한중도시우호협회를 설립했다.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 방문학자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도 민간외교의 기반이 됐다.
그가 10년 동안 이 일을 지속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활동을 관통하는 것은 이념과 정치적 갈등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의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자 시절 익힌 현장 감각과 사람을 연결하는 능력을 국가 간 교류에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만남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교류의 가치는 기업 협력, 청소년 방문, 문화사업 등 구체적인 결실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권기식 회장은 왜 꾸준히 현장을 방문할까?
외교가 중앙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 서로 다른 체제와 이해관계 속에서도 사람과 도시가 소통할 공간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일깨우고 싶기 때문이다.
한중 관계의 미래는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약속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서 열릴 수 있다. 권기식의 민간외교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