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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라운드업 20260615] 이란, 미국과의 양해각서 14개항 공개…호르무즈 개방 후 핵·제재해제

1. 중국 정부 채무, 100조위안 돌파
– 중국의 정부 채무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 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음. 14일(현지시간) 중국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5월 금융통계 발표를 통해 5월 말 기준 정부 채무 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어난 100조6천억 위안(약 2경2천601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음. 중국 정부 채무는 지난해 말 94조9천200억 위안(약 2경1천325조원), 올해 4월 말 99조3천700억 위안(약 2경2천325조원)이었음.
– 대만중앙통신은 “중국의 정부 채무 잔액이 2020년 46조5천500억 위안(약 1경458조원)에서 2024년 82조1천억 위안(약 1경8천445조원), 지난해 96조500억 위안(약 2경1천579조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면서 “최근 5년 새 이미 2배로 늘었다”고 짚었음. 중국 정부 채무는 주로 정부의 채권 발행에 따른 것으로,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경제 하강 압력에 대응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왔다고 제일재경은 설명.
– 특히 중국 정부는 신규 채권 발행을 늘려 중대 프로젝트 건설 등에 써왔고, 다른 한편으로 지방정부들의 ‘음성적 채무’ 위험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이를 대체해왔다고 이 매체는 전했음. 음성적 채무를 양성화하는 과정에서 정부 채무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는 것.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부 채무 규모가 크지만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충분한 채권 발행 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
– 제일재경에 따르면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채무 비율은 주요 20개국(G20) 평균이 118.2%, 주요 7개국(G7) 평균이 123.2%인 반면 중국은 68.7%였음. 또 중국은 정부 채무를 임금 등 소비성 지출로 쓴 게 아니라 주로 에너지·교통·수리 건설에 사용했고, 외채 비중이 작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음.

2. “대만 라이칭더 낙선 원하는 중국, 외교적 고립책 강화”
– 중국이 2028년 차기 대만 대선에서 독립 성향인 라이칭더 현 총통의 낙선을 원하고 있으며, 최근 군사적 무력시위 대신 외교적 고립 강화로 대만 압박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음.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대만 측 집계를 인용해 올해 1∼5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 군용기가 하루 평균 5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보도. 이어 3월에는 7일 연속으로 대만 주변에 전투기를 출격시키지 않았으며, 이는 태풍 시기를 제외하면 최장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말 하루 최대 153대를 출격시킨 것과 대비.
– 중국은 또 올해 들어 아직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지 않았으며, 대신 지난주에는 사상 최초로 대만 동부 해역에 해양조사선 등을 보내 측량·순시 활동을 하며 주권을 주장. 중국은 이와 동시에 국제 무대에서 라이 총통의 입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 라이 총통은 지난 4월 22일 아프리카 내 유일한 수교국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아프리카 세이셸·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 등이 중국의 개입으로 비행 허가를 취소하면서 하루 전 일정이 무산된 바 있음. 독일·체코 등도 영공 통과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음.
– 대만과 접촉하는 외신 및 외국 인사들에 대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음. 중국은 대만 총통 인터뷰 및 대만을 ‘국가’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지난 2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베이징 특파원을 추방했고, 최근 대만을 방문한 뉴질랜드 의원 4명에 대해서는 중국 입국을 금지.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이 라이 총통과 인터뷰한 유럽과 일본 매체도 ‘징계’했다면서, AFP통신이 지난 2월 라이 총통을 인터뷰한 뒤 중국 측이 AFP에 불만을 표했고 주요 정치·외교 행사 취재를 거절했다고 전했음. 신규 취재진 비자도 발급을 거부했다는 것.
–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은 이런 변화에 대해 “중국은 기존 ‘회색지대’ 압박 전술이 중국의 국제적 명성에 해를 끼치거나 대만에 대한 국제적 지지세를 만든다고 결론 내린 것 같다”고 분석. 이어 “중국이 진짜 원하는 것은 라이 총통이 2028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지는 것”이라면서 “그 사이에 중국은 그를 국제적으로 고립시켜 국내 지지율을 떨어뜨리려 한다”고 설명.
– 대만 총통은 임기 4년에 중임제이며, 직전 대선은 2024년 1월 13일 치러진 바 있음. 민진당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한 상태. 중국의 변화는 대만 야당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과도 연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정리원 주석을 중국으로 초청, 10년 만에 ‘국공 영수 회담’을 하며 야권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음. 중국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미국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옴. 대만에서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협상 관점으로 접근하려 한다는 우려.

3. 도요타 연봉, 일본 업계 최초 1천만엔 넘어
– 도요타자동차 직원의 평균 연봉이 일본 완성차 업계 중 처음으로 1천만엔(약 9천500만원)을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신문(닛케이)이 15일 전했음. 파트타임 근무자 등 임시직을 제외한 도요타 직원의 2026년 3월기(2025년 4월∼2026년 3월) 연 수입은 전기 대비 23만엔(약 217만원) 증가한 1천6만464엔(약 9천500만원)을 기록. 이 회사 직원의 20년 전 연봉과 비교하면 25%가량 증가한 금액.
– 총 7만3천133명인 도요타 사원 평균 연령은 40.5세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공장 근무자로 파악. 도요타의 2026년 3월기 연결 매출액은 50조6천849억엔(약 474조원)으로 일본 기업 가운데 한 해 매출액이 처음으로 50조엔(약 467조원)을 넘어선 바 있음.
– 도요타는 지난 3월 봄철 임금 협상인 ‘춘투’에서 최대 2만1천580엔(20만원)의 월급 인상과 7.3개월분의 고정급을 일시금으로 요구한 노조의 요구를 수용, 6년 연속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음. 지난 3월 춘투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혼다도 노조의 월 기본급 1만2천엔(11만원) 인상안을 수용.
– 닛산자동차 역시 노조의 월 1만엔(9만3천원)의 임금 인상과 고정급 5개월분의 상여금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급여 인상이 이어지고 있음. 닛케이는 일본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급여를 늘려 인재를 확보하는 움직임이 자동차 업계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해설.

4. 필리핀 강진으로 해저 2m 상승, 사망·실종 101명
– 최근 필리핀 남부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 61명·실종 40명까지 불어난 가운데 해당 지역 해저가 지진의 영향으로 최고 2m까지 솟아올라 물 밖으로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음. 필리핀 환경천연자원부는 14일(현지시간) 지진 발생 장소와 가까운 남부 민다나오섬 사랑가니주와 동다바오주의 일부 해안 지대에서 지진으로 땅이 융기했다고 밝혔음.
– 환경부는 물에 잠겨 있던 해저가 최고 2m 높아졌다면서 현장에 파견된 조사팀이 “넓은 해안선과 산호초·해초 군락이 (물 밖으로) 드러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음. 환경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산호가 넓은 지역에 걸쳐 물 밖으로 올라와 있는 가운데 죽은 물고기 등 바닷속 생물들이 널려 있는 모습이 담겼음.
–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해안선이 기존 위치에서 약 200m까지 이동하는 등 해안선이 변형됐다고 환경부는 전했음. 필리핀 정부 산하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는 지진 발생 장소 일대에 위치하는 코타바토 해구가 이번 지진으로 이동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설명.
– 한편 필리핀 국가재난관리위원회(NDRRMC)는 지난 8일 민다나오섬 남부 해안을 강타한 이번 강진으로 지금까지 6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실종됐으며 1천403명이 부상했다고 발표. 또 17만3천여 가구·72만4천여 명이 피해를 입었고 가옥 9천900여 채가 완파된 것을 비롯해 5만4천 채가 부서졌음. 이 밖에 인프라 총 725곳이 손상돼 약 10억 필리핀페소(약 251억원)의 손실이 발생.

5. 인도-프랑스, 외교관계 최고 수준 격상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사실상 최고 수준으로 격상.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도 ANI 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프랑스 남부에 있는 지중해 연안 도시 니스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합의.
– 모디 총리는 회담 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제 친구인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음. 이는 지난 2월 마크롱 대통령의 인도 방문 당시 체결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를 4개월 만에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 두 정상은 회담에서 국방을 비롯해 우주, 안보, 대테러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광물과 기술 분야에서도 공급망 안정을 위해 경제 안보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음.
– 인도와 프랑스는 최근 들어 특히 국방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고 있음. 지난 2월 인도 국방조달위원회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114대 도입안을 승인.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또 두 정상은 향후 5년 안에 양국 무역 규모를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고위급 협의체를 설립하는 데 합의.
– 모디 총리는 양국이 교육과 보건 분야에서도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새 교육정책에 따라 프랑스 대학들이 인도에 캠퍼스를 개설해 달라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요청. 모디 총리는 이날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등과 만난 뒤 다시 프랑스로 이동해 오는 15∼17일 에비앙레뱅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

<사진=UPI/연합뉴스>

6. 이란, 미국과의 양해각서 14개항 공개…호르무즈 개방 후 핵·제재해제
– 이란 측이 미국과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19일 체결할 예정으로 알려진 합의문 초안 내용에 대한 설명을 공개. 다만 이 설명은 체결 계획 발표가 이뤄진 후가 아니라 몇 시간 전에 나온 것이므로 확정 전 초안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실제로 확정된 합의문의 내용과 다를 수 있음. 또 전적으로 이란 측의 해석을 담은 것이어서 앞으로 미국 측 해석과 상충할 소지가 있음. 이란 반(半)관영 메르통신 영문판은 테헤란 시간 14일 오후 4시 44분(한국시간 오후 10시 14분)께 ‘이란 협상팀 수석대표의 전략 고문’인 모하마디가 전한 MOU 초안의 내용에 대한 설명을 공개.
– 메르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오디오 파일에서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합의문 초안을 자세히 설명. 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 항행, 보안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며 “이런 수수료를 징수할 권리는 전적으로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다른 어떤 당사자도 이와 관련하여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강조. 그는 이어 이런 체계가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음.
– 모하마디에 따르면, 초안의 제1항은 이란과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 현재의 전쟁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규정. 그 후로 반대편은 새로운 전쟁이나 군사 작전을 개시하지 않겠다고 약속. 모하마디는 미국이 자국은 물론 이스라엘을 대신해 이러한 약속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합의가 서명되면 상대측은 즉각 전쟁을 종식할 의무를 지게 된다고 덧붙였음. 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미국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을 대신해 보증을 제공하도록 강제한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 그는 또한 이란의 약속 역시 상호주의적일 것이라고 강조.
–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에 대해 모하마디는 합의 서명과 동시에 해상 제한 조치 해제와 이란 측 해운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방지하는 조치가 즉각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음.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30일 이내에 봉쇄 조치가 내려지기 이전 수준으로 해운 활동이 회복돼야 한다고 설명. 그는 또 3천억 달러(455조 원) 규모로 제안된 개발 및 재건 기금에 대해서도 언급. 문서에는 ‘재건(reconstruction)’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으며, 이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
– 그는 “비록 ‘보상(compensation)’이라는 단어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상대측이 재건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전쟁 중 이란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 그는 나아가 최종 합의에서 미국이 2차 제재뿐만 아니라 1차 제재도 해제하기로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런 약속은 이전에 결코 존재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음. 모하마디는 2단계 협상에 도달할 때까지는 포괄적 제재 완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 그는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상대측 요구가 현재로서는 고농축 핵물질에 관한 것으로 한정돼 있다며, 이란 핵 활동의 다른 측면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 모하마디의 설명에는 없었지만 이란이 앞서 주장한 합의 초안에는 그간 이스라엘이 중대 문제로 간주해온 이란의 미사일과 대리세력 문제가 협상의제에서 배제된다는 내용이 담겼음.
– 모하마디는 “문서에는 다른 핵 문제에 대한 논의를 허용하는 문장이 있지만, 양 당사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음. 그는 양측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란의 의무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과 테헤란이 제안한 공식을 통해 60% 농축 우라늄 비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한될 것이라며 “물질이 희석되더라도 국내에 남아있게 되며, 필요하다면 단시간 내에 다시 더 높은 농축 수준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음.
– 그는 “우선 상대측이 봉쇄를 풀고, 동결 자산을 해제하며, 석유 제재를 유예하고,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끝내는지 지켜봐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때 가서 우리는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음. 모하마디는 제재 해제에 대해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이 2차 제재뿐만 아니라 1차 제재까지 해제하겠다는 약속이 MOU 초안에 포함돼 있다고 거듭 강조. 다만 이런 조치들의 이행은 핵 문제에 관한 최종 합의 도달 여부에 달려있다고 모하마디는 지적.

7. 타협 갈망했던 트럼프, 유가·여론악화 부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에 도달한 것은 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국내외 여론 악화와 정치·경제적 부담이 결정적으로 작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한동안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자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음. 그는 지난달 18일 백악관 안보팀 회의에서 참모들로부터 여러 가지 공격 옵션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도.
–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그다음 날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려다가 ‘수용 가능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중동 국가들의 만류에 이를 멈추도록 지시. 이후 지난달 말부터 이란과 산발적 공방을 벌이던 미국은 지난 8일 이란의 미 육군 아파치 헬기 격추를 계기로 이틀 연속 공습을 벌이면서 전쟁 재개 위기감은 고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이미 타협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것으로 보임. 그는 발전소·교량·석유시설을 겨냥한 치명적 공격을 예고하면서도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고, 이란과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지난 11일 예정됐던 사흘째 공습을 전격 취소.
–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단지 문서에 서명하는 것뿐”이라며 이란에 합의를 종용. 협상 타결이 임박한 이날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진 특별한 날”이라며 레바논을 공습한 이스라엘을 강한 어조로 비난하는가 하면 “모든 당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다급하게 촉구. 이처럼 전면적 공격 카드를 꺼낼 듯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주먹’을 거두고 이란과 타협점을 모색한 배경은 유가를 빼놓고선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관측통의 지적.
– 개전 직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허를 찔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전쟁 기간 내내 유가 압박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큼. 전 세계 에너지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 넘게 막히자 국제유가는 전쟁 전 대비 40∼60%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음. 연료 가격뿐 아니라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그에 따른 산업 전반의 타격이 도미노처럼 가시화. 유가 상승이 자극한 인플레는 미국 국채 투매와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음.
– 당초 4∼6주일 안에 끝내겠다던 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석 달 넘게 늘어진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그가 외교적 해법을 추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요인으로 꼽힘. 이란 전쟁은 개전 초부터 미국 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을 마주해야 했음.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감하게 여기는 국내 여론은 시종일관 전쟁에 비판적이었음. 다른 나라에서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과 배치되는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은 그의 핵심 지지층 진영의 분열 조짐마저 불러왔음.
– 트럼프 대통령이 놓인 거시적인 정치·경제 상황이 공격보다는 타협쪽으로 조성된 것과 별개로, 군사적 측면에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보급’의 문제가 대두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음. 미 국방부는 올해 2월 28일 개전 이후 10주 동안 이란 전쟁에 290억달러(약 43조원)를 쏟아부었다고 지난달 12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밝혔음. 휴전 기간인데도 2주일 전 대비 40억달러(약 6조원)가 추가 투입됐다는 계산이 나왔음.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전쟁 비용을 감수한 채 공격을 재개했더라도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에는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8. 이스라엘, 미국-이란 협상에 불만 “나쁜 합의”
–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도달한 데 대해 전쟁의 한 축인 이스라엘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 미국과 이란의 합의 내용이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내세운 목표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이유 때문.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초기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능력 무력화를 목표로 내세웠음.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겠다면서 이란 국민이 현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하겠다고 밝혔음.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 이란의 대리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도 이스라엘의 목표.
–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합의안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문제나 대리세력 지원 중단 방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음. 일단 이스라엘 정치권에선 공개적인 비판이 제기. 우파 성향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SNS)에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보면 재앙”이라고 평가. 중도 성향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이스라엘 외교·안보 정책의 가장 충격적인 실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
– 여론도 부정적인 분위기.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이란과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이 종전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채 결과를 수용해야하는 처지에 놓인 데 대한 불만 때문. 이스라엘에서 널리 읽히는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나쁜 합의’. 이스라엘 정부도 이번 합의가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로 이어질 경우 결과적으로 이란 체제가 더욱 안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음.
–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은 공개 비판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음.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우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도 이번 합의 결과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음.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으로 더 큰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지금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왔지만, 종전 이후에는 연립정부 내부 강경파와 야권의 공격에 동시에 노출될 것으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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