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달 교수 ‘속자치통감’ 220권 역주 완간…30년 학문 여정 마침표

권중달 중앙대 명예교수가 청대 학자 필원(畢沅)이 편찬한 <속자치통감> 전 220권의 역주 작업을 마무리하며 30년에 가까운 학문 여정을 정리한 소회를 밝혔다.
권 교수는 5월 13일 ‘속자치통감 역주 작업을 마치며’라는 글에서 “오늘 드디어 <속자치통감> 전 220권의 역주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였다”며 “1997년 <자치통감> 역주 작업을 시작한 때부터 계산하면 30년 가까운 세월을 통감과 더불어 살아온 셈”이라고 밝혔다. 권 교수가 역주한 책은 현재 전반 가량 출간했고, 나머지는 앞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권 교수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이 작업에 몰두했느냐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학문을 하며 품어 왔던 여러 생각과 바람들이 오랜 시간 쌓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적었다.
이어 젊은 시절 일본 한학자 모로하시 데쓰지가 평생을 바쳐 편찬한 <대한화사전>(大漢和辞典)을 접하며 학문에 대한 경건함과 집념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언젠가 학자가 된다면 나 역시 평생을 바쳐 남길 만한 작업 하나쯤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꿈을 품었다”고 밝혔다.
또한 권 교수는 현대 역사학이 지나치게 미시적 연구에 치우치는 현실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는 “인간과 시대는 짧은 사건 하나만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오랜 시간 이어지는 사건과 선택, 흥망과 변화 속에서 비로소 인간 사회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자치통감>과 <속자치통감>에 대해 “수천 년에 걸친 역사를 하나의 시간축 위에 배열해 인간과 국가의 흥망을 보여준 세계적으로도 드문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역사 속 인간의 욕망과 권력, 충성과 배신, 이상과 좌절은 오늘의 사람들이 다시 읽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이야기”라며 “언젠가는 이 자료들이 영화와 드라마, 연극과 뮤지컬 같은 다양한 문화예술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간 소식이 알려지자 학계와 지인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김익기 교수는 “역사학자로서의 사명감으로 이루신 대작”이라고 평가했으며 정경영 박사, 박병광 박사, 김현기 박사 등은 “인고의 작품” “존경과 축하를 드린다”고 했다.
육사 교수부장을 지낸 김순수 예비역 준장은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통감과 함께 묵묵히 걸어오신 교수님의 집념과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단순한 번역을 넘어 후학들에게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터주신 헌신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이 빛나는 결실을 마음껏 누리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한대 조현규 교수는 “방대한 사료를 치밀하게 번역하고 해설하여 동아시아 역사 연구의 귀중한 토대를 마련하신 업적은 학문적 헌신의 모범”이라고 했다.
이창형 대륙전략연구소 소장은 “권 교수님께서 깊게 파놓으신 큰 샘은 오래도록 마르지 않고, 후학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생명수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권 교수는 “나의 작은 작업이 연구자들에게는 새로운 연구의 토대가 되고,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상상력의 원천이 되며, 많은 사람들이 역사 속 인간의 삶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소망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