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람

힘들게 꺼낸 “힘들다”는 말에 공감하는 지혜

어렵게 털어놓는 누군가의 스치는 한마디를 부디 놓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본문에서. 사진은 하늘과 맞닿은 바이칼 호수. 말하기 어려운 말을 어렵사리 털어놓는 이와 그에게 “너무 힘들었겠네. 나도 응원할게” 전하는 이 모두 저 하늘, 저 호수처럼 가슴이 탁 트일 터.

*잠깐묵상 | 열왕기상 12장

인생에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왜 해야 하는지 모른 채 그냥 해야 하는 일만큼 힘든 일도 없습니다. 반대로 그 일이 의미 있다고 믿는다면 사람들은 웬만한 어려움은 기꺼이 감내합니다. 일 자체의 난이도보다 의미의 명료함이 사람을 움직이는 훨씬 강력한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의미 있는 일도 하다 보면 지칠 때가 있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건 아닌데 그냥 힘이 드는 것입니다.

솔로몬 시절에 많은 사람이 성전을 건축하는 일에 동원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전을 만드는 일, 이스라엘 민족으로서는 가슴 벅찬 위대한 사명이었습니다.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철 연장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돌을 채석장에서 미리 다듬어 오는 복잡하고 수고로운 공정을 거쳐야 했지만 사람들은 그 일을 불평 없이 묵묵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이 르호보암 앞에서 털어놓는 하소연을 들어보면 성전 건축을 비롯한 오랜 노역이 얼마나 버거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왕의 아버지가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왕상 12:4)

백성들은 지쳐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위한 일이었지만 힘이 드는 건 힘이 드는 겁니다. 위대한 역사를 그르치게 될까 봐 차마 말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사랑을 하다가도, 정의를 위해 싸우다가도,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가도, 아이를 위한 일이라도, 교회 일을 하다가도, 대의와 명분이 분명한 일을 하다가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도 힘에 부칠 때가 있습니다. 말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 일의 무게와 의미를 잘 알기에 차마 ‘힘들다’는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그러다 마침내 ‘힘들다’고 이야기를 꺼냈다면 그것은 가벼운 투정이나 찰나의 불평이 아닙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입을 떼는 것입니다. 본인도 그 일이 어떤 의미의 일인지 알기에 ‘힘들다’고 말하는 것조차 힘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말할 때는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힘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백성들이 왕 앞에서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만약 그때 르호보암이 백성들의 그 무거운 어깨를 한 번만 다독이며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어렵게 털어놓는 누군가의 스치는 한마디를 부디 놓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잠깐묵상 유튜브로 듣기
https://youtu.be/3S9EpPQ22eA?si=H6cOXQf11GT8LL94

📘잠깐묵상 2권
<서툰 인생, 잠깐묵상>
https://youtu.be/YJQY2bnwjAE?si=3s5Q9NCt1mlnK6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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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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