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진전] 대화: 김중업 × 르 코르뷔지에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과 20세기 세계 건축사의 거목 르 코르뷔지에를 한 자리에서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전시 제목은 <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Conversation: Kim Chung up – Le Corbusier)>으로, 두 건축가의 사유와 공간 언어를 사진을 통해 비교·성찰하는 건축 사진전이다.

이번 전시는 연희정음(2025.11.6~2026.2)과 주한프랑스대사관(2025.11.7~2026.3)에서 동시에 열린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한 김중업의 건축 세계와 그의 스승이자 동시대 건축을 혁신한 르 코르뷔지에의 공간 미학을 병치한다. 전시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두 건축가의 철학이 어떻게 공명하고 갈라졌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김중업은 르 코르뷔지에의 문하에서 수학한 한국 건축가로, 근대 건축의 합리성과 한국적 공간 감각을 결합한 독자적 건축 언어를 구축했다. 프랑스에서 체득한 모더니즘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되,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건축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반면 르 코르뷔지에는 철근콘크리트와 기하학적 질서를 통해 ‘살기 위한 기계로서의 집’을 제시하며 20세기 건축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꾼 인물이다.

전시는 두 건축가의 대표적 공간을 담은 사진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완성된 건축물의 내부구조, 반복과 리듬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질서를 포착한 이미지들은 두 건축가의 사유 방식이 어떻게 공간으로 구현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구조체가 드러난 내부 사진과 자연광이 스며드는 장면들은 건축이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철학의 결과물임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건축을 전공한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게도 ‘건축적 대화’라는 흥미로운 접근을 제안한다. 한 시대를 관통한 스승과 제자, 그리고 동서양 건축 언어의 교차 지점을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은 한국 현대건축의 뿌리와 세계 건축사의 흐름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로, 건축과 예술, 공간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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