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U, 회원국 통신망서 중국 화웨이 퇴출 법제화 추진
– 유럽연합(EU)이 회원국 무선 및 핵심 통신망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음.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통신망에서의 고위험 공급업체 사용 중단’에 관한 5년 전의 권고를 법적 구속력을 가진 규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 이 방안은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주도.
– 비르쿠넨 부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이 초고속 인터넷 접근권 확대를 위해 설치 중인 첨단 광대역망과 5G 핵심 인프라에서 중국산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 또 EU의 해외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인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자금 지원과 관련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비(非) EU 국가에 자금 지원을 보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음. EU는 앞서 화웨이와 ZTE를 ‘고위험 공급업체’로 규정한 적이 있음.
– 유럽연합의 통신 인프라 관련 결정은 각 회원국 정부의 권한이지만, 이 계획이 채택되면 회원국은 집행위의 보안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따라야 함. 규정을 따르지 않으면 EU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개시되는 제재 절차인 ‘위반 절차’가 가동되고, 재정적 제재가 뒤따를 수 있음. 중국과의 무역·외교 관계가 경색되면서 EU 내부에서는 국가 핵심 인프라가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기업의 영향권 아래 놓이는 것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라는 우려가 강하게 대두.
– 다만, 화웨이 퇴출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은 각국의 강한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있음. 스웨덴과 영국 등은 수년 전부터 중국산 설비 사용을 금지해왔지만, 스페인과 그리스 등은 중국산을 계속 쓰고 있음. 회원국 중 일부는 통신 인프라 결정권을 EU로 이양하는 것을 꺼리고 있고, 통신 사업자들 역시 화웨이 장비가 서방 기업 제품보다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하다는 이유를 들어 신규 조치에 반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
2. 중국 부자들, 싱가포르 떠나 두바이로 향한다
– 투자이민을 하려는 부유한 중국인들이 싱가포르 대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 화교 인구가 많은 싱가포르는 전통적으로 중국 부호들이 투자이민 목적지로 선호하던 곳이었으나 최근 싱가포르가 이민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UAE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 FT는 싱가포르 등에서 부호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커와 자산관리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1년 사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해 자산을 재배치하고 거주 자격을 얻으려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음. 패밀리오피스는 초고액 자산가의 재산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개인 투자회사를 뜻함. 특정 국가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면 해당 국가의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기가 용이해질 수 있음.
– UAE의 경우 투자자나 전문직을 대상으로 하는 일명 ‘황금비자’를 받으면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음. 가장 최근 공개된 수치에 따르면 UAE의 황금비자 발급 건수는 2021년 4만7천건에서 2022년 8만건으로 급증.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 지사의 글로벌 자산관리·가족자문 담당 책임자 마이크 탄은 동아시아 고객들의 두바이 이주 문의가 작년에 크게 증가했다면서 중국인들이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거주 자격을 얻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걸프 지역에) 매력을 느낀다”고 FT에 말했음.
– 두바이 역외금융센터의 가족 관련 기관 수도 올해 상반기 말 1천개로 2023년 말 600개, 작년 말 800개에서 꾸준히 늘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최근 증가세가 상당 부분 중국 부호들 때문이라고 전했음. 싱가포르의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 라이트하우스 캔톤의 프라샨트 탄돈 UAE 사업부 상무이사는 최근 중국인 고객이 늘면서 중국어를 구사하는 금융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음. 그는 중국인 부호 가운데 ‘자산이 5천만∼2억달러(727억∼2천907억원) 수준인 “중간층”이 가장 많이 UAE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음.
– 싱가포르에 있던 자산을 UAE로 옮기는 중국 부자들도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음. 이민 컨설턴트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영주권·시민권 승인 비율이 8%를 조금 넘을 정도로 거주자격을 얻기 어려우며 최근 중국 푸젠성 범죄조직과 연관된 자금 세탁 사건으로 이민자에 대한 심사가 강화. 이에 시민권을 따기 쉽고 세금 규정도 온건한 UAE로 중국 부호들이 자산을 옮기려 한다는 것. 가상화폐 정책도 중국 부자들의 UAE행에 한몫. 두바이에는 당국의 허가를 취득한 가상화폐 기업이 39개에 이르지만 싱가포르는 올여름부터 무허가 거래소를 단속하기 시작.
3. 일본 우익 참정당, 도쿄 구의회 선거서 돌풍
– ‘일본인 퍼스트’와 외국인 규제 강화를 내세워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의석수를 크게 늘린 일본 우익 야당 참정당이 지방선거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음. 11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달 9일 치러진 도쿄도 가쓰시카구의회 선거에서 참정당이 공천한 29세 정치 신인 간노 유토 후보가 가장 많은 7천667표를 얻어 1위로 당선. 가쓰시카구의회 정원은 40명이며, 이번 선거에는 65명이 출마.
– 간노 유토는 당선 이후 ‘일본인 퍼스트’를 언급하고 “20대 의원이 있는 것만으로 가쓰시카구는 바뀔 것”이라고 말했음.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기세가 사그라지지 않는다.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요미우리가 전했음.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17명을 냈으나, 현직 의원 3명을 포함해 7명이 낙선. 이에 따라 의원 수는 기존 12명에서 10명으로 줄게 됐음.
–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일부 조사에서 80%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임. 이와 관련해 자민당 간부 중 한 명은 “(내각) 지지율을 생각해도 더 (의석을) 얻었어야 한다”고 말했음. 자민당의 새로운 연립 상대인 일본유신회는 후보 2명 중 1명만 당선.
– 참정당은 다른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음. 지난달 치러진 이시카와현 노미(能美)시와 미에현 이세(伊勢)시 의회 선거에서도 참정당 후보가 각각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당선. 지난달 26일 미야기현 지사 선거에서는 참정당이 지원한 후보가 현직 지사와 대결에서 선전하며 2위에 올랐음. 요미우리는 “참정당은 지방의회 선거에서 착실히 승리를 거듭하며 의원 수를 늘리고 있다”며 “당이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까지 ’46전 43승 승률 93.5%’라고 한다”고 전했음.
4. “‘대만 개입’ 일본 발언, 억지력 약화시킬 수도”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에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공개 발언한 데 대해 일본 언론이 오히려 억지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1일 다카이치 총리가 집단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관철하지 않았다면서 선을 넘은 발언은 상대에게 속셈을 보여 억지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지적. 이 신문은 “구체적 예와 자위대 행동을 연결 짓는 논의를 국회에서 공공연히 하면 침략을 생각하는 상대에게 속내를 보인다”며 “답변에 속박돼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음.
– 전직 총리 중 한 명은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 “정부는 평상시 (대만 유사시를) 생각해 둬야 하지만, 겉으로 말해도 좋은 사안은 아니다”라고 닛케이에 말했음. 강경 보수·친대만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중국이)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음.
– 일본 현직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같이 언급한 것은 처음. 존립위기 사태라고 판단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음.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항공모함’이나 ‘전투기’가 아니라 현대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전함’을 언급한 점을 근거로 방위성이 준비한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음. 일본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고 미국이 대만 방어를 결정할 경우 일본에 있는 주일 미군기지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온 것으로 알려졌음. 이 경우 집단 자위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큼.
–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한 이후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올렸고, 이에 일본은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음.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가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는 기존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음. 그러나 그는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존립위기 사태의) 특정한 경우를 가정해 명확히 말하는 것은 신중히 하고자 한다”며 다소 물러서는 듯한 태도도 보였음.
–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속내를 보였다’는 위기감이 확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음. 방위성 관계자는 “미국조차도 대만 유사시 대응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다”며 “역대 총리처럼 애매하게 말했어야 한다”고 말했음. 진보 겐 게이오대 교수는 여야가 국회에서 존립위기 사태를 주제로 논전을 벌인 데 대해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중국에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상대국이 단계적 도발 매뉴얼을 만든다면 국익에 마이너스라고 해설.
5. 인도네시아, 32년 독재자에 ‘국가영웅’ 칭호 수여
–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인권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과거 30년 넘게 독재를 한 옛 장인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결국 수여.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영웅의 날’인 10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을 포함한 10명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 프라세티요 하디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칭호 수여는) 모든 역경에도 국가를 위해 탁월한 공헌을 한 지도자를 기리는 방식의 일환”이라고 설명.
– 인도네시아 정부는 매년 ‘영웅의 날’에 독립 유공자나 건국 공신 등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하고 있음. 이날 대통령궁에 전시된 새 국가 영웅 10명의 액자 사진 중에는 2008년 별세한 수하르토 전 대통령 초상화도 있었음. 군복을 입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그가 통치한 시기인 1993년 납치돼 살해된 노동운동가 마르시나 사진 옆에 배치. 마르시나의 여동생은 취재진이 수하르토 전 대통령과 함께 국가 영웅 칭호를 받았은 것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부가 결정한 일”이라며 “단지 마르시나를 위해 (대통령궁에) 왔을 뿐”이라고 답했음.
–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첫째 딸인 시티 하르디잔티 루크마나는 “(프라보워) 대통령께서 내 아버지를 국가 영웅으로 추대해줘 감사 인사를 드렸다”며 “아마 대통령도 군인 출신이어서 아버지가 하신 일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음. 앞서 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은 최근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과거 독재 시대) 피해자와 민주적 가치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수하르토 전 대통령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
– 수하르토는 1966년부터 1998년까지 32년 동안 인도네시아를 철권 통치하다가 1998년 5월 민주화 운동에 밀려 하야. 그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연평균 7%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개발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동시에 20세기 최고의 부패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했음. 재임 기간 국고에서 빼돌린 금액이 무려 150억∼350억 달러(16조∼37조 원)로 추산되는 데다 공산주의자 척결 등을 내세워 민간인 수십만 명을 학살하는 등 각종 인권유린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
–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둘째 딸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수하르토 정부에서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복무하며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지에서 반정부 세력을 강경 진압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음. 그는 옛 장인을 공개적으로 찬양했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군인 출신답게 정부 내에서 군부 영향력을 확대.
6. 인도네시아 고교 폭발사건 부상자 100명 육박, 한국 게임 규제 검토
–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10대 재학생이 폭발물을 터뜨려 100명 가까이 다친 가운데 당국이 한국의 컴퓨터 게임을 규제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나섰음.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프라세티요 하디 인도네시아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최근 고교 폭발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보고를 받은 뒤 컴퓨터 게임과 관련한 규제를 검토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음.
–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전했음. 하디 장관은 규제 대상이 될 게임 종류를 묻는 취재진에 한국 게임인 ‘PUBG: 배틀그라운드’만 언급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 그는 “이 게임에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가 등장하고 (이를) 배우기도 쉽다”며 “폭력을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주장. 한국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는 전장에서 다양한 무기로 사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음.
– 현지 경찰은 지난 7일 자카르타 북부 SMA 72 고등학교 안에 있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서 예배 중에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이날까지 96명이 다쳤으며 이들 중 29명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음. 초기 조사 결과 용의자인 17살 남학생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뒤 범행한 것으로 추정. 경찰은 이 남학생 집에서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폭발성 분말 물질을 발견해 분석하고 있으며 구체적 범행 동기를 비롯해 다른 단체와의 연관성 등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음.
–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장난감 기관단총에는 “14개 단어”(14 words)와 “브렌튼 태런트: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음. ’14개 단어’는 “우리는 우리 사람들의 존재와 백인 어린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백인 우월주의 구호를 상징. 브렌튼 태런트는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모스크 2곳에 총기를 난사해 51명을 숨지게 한 반이슬람주의 테러범의 이름.
7. 말레이 고용 방글라 노동자들, 임금체불·학대 항의 시위
– 말레이시아 기업에 고용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본국 수도 다카에서 임금체불과 학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시위를 벌였음. 11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 100여명은 전날 다카 소재 방글라데시 국외거주자복지 및 국외고용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 시위는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에 사무실을 둔 방글라데시 이주민 권익옹호 단체 ‘이주민복지네트워크’가 조직.
– 이들 노동자는 말레이시아 장갑 제조업체 ‘메디케람’과 플라스틱 부품 납품업체인 ‘카와구치 매뉴팩처링’ 소속으로 이들 두 기업의 방글라데시 노동자 431명의 임금체불과 사용자 측의 만연한 학대 등에 항의. 이주민복지네트워크는 이들 방글라데시 노동자가 밀린 임금을 받고 체계적으로 당해온 학대 행위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당국, 국제 바이어들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
– 이주민복지네트워크는 전날 성명에서 메디케람 소속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강제노동 등 학대를 당했다며 메디케람의 주고객사인 호주 기업 ‘안셀’을 상대로 말레이시아 당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음. 또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항에 있는 카와구치 매뉴팩처링 공장 소속 방글라데시 노동자들도 임금체불과 관련,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 당국에 제출했다고 이주민복지네트워크는 전했음.
– 앞서 지난 5월 카와구치 매뉴팩처링 소속 방글라데시 노동자 280여명은 공장이 5개월 일찍 폐쇄되는 바람에 수십만 달러의 임금이 체불됐다며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음. 특히 카와구치 매뉴팩처링 측은 노동자 학대 주장을 문제삼은 주고객사 소니와 파나소닉 홀딩스가 주문을 중단한 때문에 공장문을 닫았다고 AP는 전했음.
–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이주민 노동자들이 학대를 받고 사측과 분쟁이 있다는 점은 최근 널리 알려져 양국 간 외교적 쟁점이 된 상황. 말레이시아 등 남아시아 국가들의 많은 공장이 본국 노동자들이 꺼리는 노동집약적 일자리를 메우기 위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네팔 이주민 노동자를 종종 고용.
8. 파키스탄, 파키스탄탈레반 20명 국경서 사살
– 파키스탄이 지난달 아프가니스탄과 무력 충돌한 불씨로 꼽히는 무장단체의 조직원 20명을 국경 인근에서 사살. 1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 당국은 아프간과 가까운 북서부 일대에서 분리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 소속 20명을 사살했다고 전날 밝혔음.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에 있는 과거 TTP 거점인 북와지리스탄에서 8명이 사살됐고, 다라 아담 켈 지역에서 별도 작전으로 12명이 사망. 파키스탄 군 당국은 사살된 무장단체가 TTP 조직원을 지칭하는 ‘카와리지’라고 설명.
–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가 모여 결성된 극단주의 조직인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함. 이들은 아프간 탈레반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며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음. 또 아프간에 주요 은신처를 둔 채 파키스탄으로 오가며 각종 테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음. 이에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국경 인근에서 무장단체의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고 계속 비판했고, 아프간은 이를 부인.
– 파키스탄군은 지난달 9일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 아프간 탈레반군은 이틀 뒤 국경 일대에서 파키스탄 군사 기지를 표적으로 보복 공격을 했고, 양측 사이에 무력 충돌이 벌어져 군인과 민간인 등 70여명이 숨졌음. 두 나라는 지난달 15일부터 48시간 임시휴전을 한 뒤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음. 이후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회담한 뒤 휴전을 연장했고, 지난 주말 3차 평화 회담을 열었으나 최종 합의는 하지 못했음.
– 파키스탄은 TTP를 포함한 여러 무장 단체의 공격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했으나 아프간은 이를 거부. 파키스탄 외무부는 지난 9일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아프간에서 발생하는 테러리즘에 관한 우려 사항이 최우선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 반면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간 탈레반 정부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협상 교착의 책임을 파키스탄에 돌리며 “(우리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했다”고 비판.

9. 미국-시리아 정상회담, 제재 부과 180일간 유예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음. 알샤라 대통령은 오전 11시 37분 백악관에 도착해 두 시간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했음. 알샤라 대통령은 백악관 도착뿐 아니라 회담까지 모두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음. 1946년 시리아 건국 후 시리아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백악관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 특히 알샤라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 소속으로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인물.
– 알샤라 대통령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알카에다 연계 조직 ‘누스라 전선’을 창설했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 그는 이후 시리아 북부의 4개 반군 조직을 통합해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오랫동안 철권 통치해온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음. 이 같은 이력을 지닌 알샤라 대통령이 미국의 수도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좌한 것은 수십년간 국제 제재 속에 고립돼온 시리아가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 협력 및 개방을 시작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
– 최근 가자전쟁(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중재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주변 무슬림 국가들 간의 관계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시리아를 적극 포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화하고, 이란은 가일층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임. 외국 정상과의 백악관 회담 때 길게는 1시간가량 언론에 공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담을 비공개리에 진행한 것은 알샤라 대통령의 알카에다 관련 이력을 의식한 데 따른 것일 수 있어 보임.
– 현재 미국에 협력적 태도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의 연결고리가 있었던 알샤라 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이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될 경우 국민들의 위화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을 수 있음.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매우 힘든 과거를 보냈다”며 알샤라 대통령의 이력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뒤 “힘든 과거가 없다면 기회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음.
– 미국은 오랜 내전과 국제 제재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날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Caesar Act·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하기로 했음. 트럼프 행정부는 재무부·국무부·상무부 합동 발표 자료에서 “시저법의 일부 제재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시리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 완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음.
– 2019년 발효된 시저법은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고문을 폭로한 군 사진가의 코드명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시리아 정부, 군대, 금융기관 등과 거래한 제3국 기업·개인에 대해 미국이 2차 제재를 부과하는 게 핵심. 이는 건설, 에너지, 금융, 항공 등 분야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리아 정권을 고립시켰는데, 이 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한시적으로 정지해 재건 사업을 돕겠다는 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