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10월 엽서’ 이해인

좋아한다는 말 대신/탄탄한 단감 하나/드리고/기도한다는 말 대신/탱자의 향기를/드릴게요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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