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나가 요코 감독 ‘나미비아의 사막’, 5월7일 한국 개봉…”생의 한가운데, 21살의 숨결을 담다”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FIPRESCI Prize)을 수상하며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은 화제작 <나미비아의 사막>이 오는 5월 7일, 드디어 한국에서 개봉한다. 연출을 맡은 일본의 젊은 여성 감독 야마나가 요코(山中瑶子)는 개봉을 앞두고 직접 한국을 찾는다. 그녀는 CGV, MEGABOX 등 주요 극장에서 총 4~5회의 시사회를 열고 관객들과 직접 만나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1997년생으로 아직 20대 중반인 야마나가 요코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칸 영화제 최연소 수상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 수상의 이면에 깃든 영화적 진정성과, 감정을 절제한 채 직조해낸 청춘의 초상이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모든 것을 말하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나미비아의 사막’은 아프리카 남서부에 실제 존재하는 사막이다. 이곳의 이름은 원주민 언어로 ‘광대하다’, ‘아무것도 없다’는 뜻을 가진다. 야마나가 감독은 이 상징적인 공간의 정서를 도쿄의 한복판으로 옮겨온다. 그리고 21살 청춘 ‘카나’(가와이 유미 분)의 무심하고 고요한 일상을 통해, 인생의 어느 순간이 얼마나 ‘광대하고도 아무것도 없는’ 시간일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카나는 직업에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에도 확신이 없다. 취미도 목표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녀는 때로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거짓말을 하고, 분노를 표출하며, 자신과 타인을 상처 입힌다. 그러나 그 모든 혼란 속에서도 관객은 그녀의 복잡하고 날것 같은 매력에 빠져든다.
그녀의 곁에는 헌신적인 연인 혼다(칸 이치로 분)가 있지만, 카나는 자신감 있고 자극적인 남성 하야시(카네코 다이치 분)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그 관계는 일시적인 탈출구이자 환상처럼 다가오지만, 결국 그녀는 다시 현실의 무게에 부딪히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이야기적 기승전결이 아닌, 다큐멘터리적 리듬 속에서 펼쳐진다.

청춘의 본질을 응시하는 시선
<나미비아의 사막>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기보다는, 그저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보여주려 한다. 야마나가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젊은 여성이 삶의 가장 혼란스럽고 벅찬 시기를 어떻게 통과해가는지를 담담히 지켜본다. 극적인 사건 없이도 깊은 울림을 남기는 것은, 그 시선이 얼마나 정직하고 절제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함이 두드러지는 연출과, 배우 가와이 유미의 놀라운 감정선 표현은 작품의 리얼리티와 공감대를 더욱 강화한다. 시각적 화려함이나 자극적인 장치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깊이 건드리는 이 영화는, 누군가의 ‘잊고 싶지 않은 21살’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나미비아의 사막>은 단순한 청춘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했을 ‘나 자신도 잘 모를 시기’의 감정 기록이며, 삶의 본질을 응시하려는 젊은 예술가의 정직한 도전이다. 그리고 이 도전은, 마침내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