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신명기 16장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할 것이니라”(신 16:3)
어떤 기억을 가장 선명하게 간직하며 살아가십니까?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강렬한 경험이나 인생을 바꾼 순간이 있을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독립운동, 한국전쟁과 같은 역사적 사건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인류 전체로는 종교 개혁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 혹은 최초의 달 착륙 등을 꼽으면 될까요?
하지만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선명했던 기억도 한 세대가 지나면 점차 흐려지고, 두 세대가 지나면 전해 들은 이야기로만 남습니다. 그 사건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역사의 뒤로 사라질 때, 기억의 생생함도 함께 사라지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기록하고, 박물관과 기념관을 세우며, 기념일을 지정합니다.
신명기 16장은 이스라엘의 3대 절기-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을 소개합니다. 절기는 3개이지만, 목적은 하나입니다. 출애굽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명절이란 곧 구원을 기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유월절은 애굽에서의 해방을 기념하는 절기였습니다. 어린양의 피로 죽음의 재앙을 피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출애굽한 사건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다시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원은 단순히 해방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의 모든 순간에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칠칠절은 바로 그 은혜를 기억하는 절기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첫 수확의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며, 자신들이 누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길에서 비롯되었음을 고백했습니다.
또한 초막절은 광야에서의 40년 동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셨음을 기억하는 절기였습니다. 초막을 지으며, 하나님이 어떻게 그들과 함께하셨고, 어떻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셨는지를 기억했습니다. 신앙이란 결국 은혜에 대한 기억력입니다.
무엇을 기억하고 사십니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과거이지만, 어떤 과거를 기억하느냐에 따라 다른 현재를 살며 다른 미래를 선택합니다. 같은 시간과 사건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기억을 간직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업적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이것을 기억하면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나를 위해 무슨 일을 하셨는가?’ 이것을 기억하면 겸손해집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 한 일을 자랑하는 것이 종교라면, 하나님이 나를 위해 하신 일을 자랑하는 것은 신앙입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5FJ1gnlMuL0?si=PQwjOKYsOjil_W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