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한국에서 존경받는 교육자는 누구?
초대 부통령 인촌 김성수는 ‘민족의 자립자강(自立自强)에 힘쓴 거인‘이었다. 일제의 신민으로 살아야 했던 시대, 나라를 잃어도 민족은 남아 있으니 누군가는 나서서 핍박받는 민족을 거두어야 했다. 인촌은 전북 부안의 간척지 개발로 모은 자산을 바탕으로 경상방직, 동아일보, 중앙고보, 보성전문 등에서 근대산업과 교육·언론·문화적 역량을 배양하여 나라와 겨레의 미래를 준비하였다. 송진우, 백관수, 장덕수 등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인촌의 주위에 모여들었고, 이들이 후일 건국의 주춧돌이 되었다. 정통보수야당의 뿌리인 한민당은 호남을 바탕으로 이러한 맥락위에 서있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이승만의 외교, 중국과 만주에서 임시정부의 항일무장투쟁이 독립운동의 두 큰 흐름이었다면 인촌이 이들 인재를 기르고 보존한 것도 중요한 흐름이었다. 교육과 문화운동을 통해 장래를 기약하는 현실적 방안을 택한 것이다. 유진오 박사는 인촌의 애국사상을 ‘경세적(經世的) 애국’이라고 정의하며 “인촌의 경세적 애국이야말로 그 뿌리가 깊고 영향이 길게 미치는 점에 있어서 그 어떤 애국보다도 실속 있는 애국”이라고 설파하였다. 대한민국 건국사는 이 세 줄기의 독립운동을 통일적으로 평가하는 데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인촌기념회에서 주최한 ‘선진사회로 가는 대한민국의 과제를 주제로 한 심포지움’에서 “정권에서 독립된 교육위원회를 만들어 백년대계를 세우자”는 제안이 있었다. “현대사회에 요구되는 교육적 인간상은 절제와 용기와 지혜의 덕을 조화롭게 갖춘 멋있는 사람”이며, “사람마다의 특성에 맞춰 이런 덕목을 발현할 수 있도록 교육적 인간상을 정립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전통적이고 수직적인 학습 패러다임을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共感, 共有, 共生할 수 있는 ‘수평적 학습력’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깊이 새겨시켜 볼만한 명제들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민에 대한 메시지도 이처럼 심중에 울리는 것이어야 한다. 참으로,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