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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아이반 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즈 전 선임기자] 싱가포르 4세대 총리 로렌스 웡의 연봉이 기존 220만 싱가포르달러(약 23억5,000만 원)에서 360만 싱가포르달러(약 38억5,000만 원)로 인상된다. 그의 연봉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40만 달러(약 5억4,000만원)를 비롯한 서방 및 아시아 정치 지도자들의 보수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웡 총리는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총리가 이 같은 꼬리표를 반길지는 의문이지만, 그는 고위공직자의 새로운 급여 체계가 여당 인민행동당(PAP)의 능력주의를 반영한다고 지지했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9월 8일 급여 개정안을 발표하며 “민간 부문 고액 연봉자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15년 간의 동결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웡 총리는 “고위 공직자의 급여를 민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보다 우수한 전문 인력을 공직에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에 대한 헌신의 차원에서 기존 연봉 대비 인상분 전액을 향후 5년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급여 체계에 따라 각료의 기본 연봉도 기존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1억7,000만원)에서 180만 싱가포르달러(약 19억2,000만원)로 대폭 오른다. 국회의원의 월 수당도 기존 1만 3,750싱가포르달러(약 1,470만원)에서 1만 8,500싱가포르달러(약 1,970만원)로 올랐다. 이는 민간 부문 상위 소득자 1,000명의 중간값에 공직 할인율 40%를 적용한 수치다. 다만 싱가포르 정부는 급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각료들이 최대 9%의 일회성 조정분을 받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급여 개편은 1994년 고촉통 당시 총리가 발표한 ‘경쟁력 있는 급여를 통한 유능하고 청렴한 정부’의 기조를 잇는 조치다. 해당안에 따르면 장관의 연봉은 금융, 회계, 법률, 공학, 기업 CEO 등 6개 직군 상위 소득자의 평균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는 리콴유 초대 총리가 천명한 “민간 부문의 인재를 정치와 공직으로 끌어들이고, 부패를 억제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방침과도 부합한다.
싱가포르의 국부라 여겨지는 리콴유는 저서 ‘한 사람이 본 세계’를 통해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장관에게 급여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싱가포르처럼 발전한 섬나라도 없다. 또한 깨끗하고, 안전하며, 부패가 없고, 범죄율이 낮다 (…) 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고액의 보수를 받는 장관이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웡 총리는 지난 9월 8일 의회 연설에서 공직자의 경쟁력 있는 급여체계와 싱가포르의 미래를 결부시키며 “새로운 급여안은 PAP 정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수년 후 정치 지형도가 어떻게 바뀔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싱가포르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나라를 이끌어갈 강력하고 효율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고촉통의 후임인 리셴룽 총리는 현행 체계와 유사한 급여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에 따라 5년마다 장관급 급여가 조정될 예정이었으나, 2017년과 2023년에는 경제사정 등을 이유로 시행되지 않았다. 리셴룽의 후임이기도 한 웡 총리는 “장관에게 지급하는 액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래의 총리가 민간 부문의 유능한 인재를 설득해 우수한 팀을 구성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를 보장해주는 것이 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일찍이 4세대 지도자로 낙점 받은 웡 총리는 리콴유의 유산과 PAP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강조해 왔다. PAP는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래 61년간 단 한 번도 정권을 내준 적이 없다. 리콴유는 2000년 기준 1인당 GDP 2만 3,853달러(약 3,220만 원)를 달성하며, 건국 35년 만에 싱가포르를 제3세계에서 제1세계 선진국으로 끌어올렸다.
리콴유는 싱가포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PAP가 계속해서 뛰어난 정치인을 배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011년 고문장관으로 재임하던 당시 저서 ‘싱가포르 생존을 위한 불편한 진실’에서 “PAP의 역량이 떨어졌거나 야당이 그에 필적하는 팀을 내놓았을 때, 국민들은 PAP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웡 총리가 싱가포르의 정치적 쇄신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어갈 수 있다면, 자신의 연봉에 부응하는 업적을 남길 것이다. 이는 세계 최장기 집권당 PAP의 역사와도 맞물려 갈 것이다.
아시아엔 영어판: Singapore Pay Bonanza for PM, Cabinet – THE A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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