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칼럼

[박명윤 건강칼럼] 독감·코로나 동시 증가…‘트윈데믹’ 비상

독감과 코로나19 환자가 동시에 늘면서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위험군은 예방접종과 함께 증상 발생 시 신속한 진료가 중요하다. <이미지 AI 생성>

최근 독감(인플루엔자)과 코로나19 환자가 함께 늘면서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윈데믹은 ‘쌍둥이’를 뜻하는 트윈(twin)과 세계적 유행병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의 합성어로,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함께 확산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6~12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1.0명으로 전주 25.3명보다 증가했다.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12.9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도 같은 기간 417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도 증가세다. 같은 기간 병원급 표본감시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287명으로 최근 8주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추석 연휴와 학교 개학, 실내 활동 증가가 겹치는 시기인 만큼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인플루엔자는 학령기 어린이와 유·소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8월 말부터 이미 유행기준을 넘어선 데 이어 9월 들어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백신 수급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독감백신 예상 접종량은 약 2080만 도즈, 공급량은 약 2150만 도즈로 공급 여유분이 약 70만 도즈, 3.4% 수준으로 추산된다. 일부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백신 확보 경쟁도 나타나고 있다. 포항·안동·김천의료원 공동구매에서 독감백신 낙찰가는 1도즈당 1만2500원으로 지난해 8890원보다 40.6% 올랐다. 다만 정부는 어린이와 어르신 등을 위한 국가예방접종용 물량은 확보돼 무료접종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은 예년보다 이른 유행에 대응해 일정이 앞당겨졌다. 생후 6개월부터 14세까지 어린이 가운데 1회·2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는 모두 9월 21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올해부터 어린이 무료접종 대상도 기존 13세에서 14세까지 확대됐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연령별로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인플루엔자 접종은 75세 이상이 10월 6일, 70~74세가 10월 12일, 65~69세가 10월 15일부터다.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도 올 절기부터 필수예방접종 체계로 전환된다. 75세 이상과 70~74세는 10월 12일부터, 65~69세는 10월 15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면역저하자와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도 10월 12일부터 대상이 된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같은 날 함께 접종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증상이 상당 부분 겹친다. 발열과 오한, 기침, 인후통, 콧물이나 코막힘, 두통과 근육통, 피로감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심한 몸살이 비교적 흔하고 코로나19에서는 후각이나 미각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 필요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 고령자와 영유아, 임신부, 면역저하자, 천식·만성폐질환·심장병·당뇨병·신장질환 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독감과 코로나19 치료제는 적절한 시기에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고위험군은 증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적인 예방수칙도 중요하다. 외출 후나 식사 전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는 하루 여러 차례 환기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충분히 쉬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

현재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대규모 ‘트윈데믹’이 닥쳤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추석을 맞아 이동과 가족모임이 크게 늘고 학교 개학과 실내 활동 증가까지 겹치면 확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가 많은 가정에서는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증상 발생 시 신속한 진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감과 코로나19 모두 가장 기본적인 대응은 같다. 건강할 때 예방하고, 아프면 쉬고, 고위험군은 적절한 시기에 백신을 맞고 신속하게 치료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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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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