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미디어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계열사들의 회생절차 신청 소식을 접하며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중앙은 내가 몸담았던 회사가 아니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언론 현장을 지켜온 사람에게 그 소식은 결코 낯선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언론인으로 살아오며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았다. 언론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창간의 기쁨도 있었고 폐간의 아픔도 있었다. 성장의 환호도 있었고 구조조정의 눈물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소식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중앙일보와 JTBC는 오랫동안 한국 언론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영진의 책임은 분명하다. 어느 기업도 경영 판단의 결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뉴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책임론이 아니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기자와 PD, 작가와 디자이너, 영업과 관리 부문의 직원들. 회생절차 신청이라는 짧은 기사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가족의 걱정이 있다.
나는 IMF 외환위기 시절을 기억한다. 또 아시아엔을 창간하고 운영하며 언론 경영의 어려움도 적지 않게 겪었다. 규모는 달라도 위기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책임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의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오늘 중앙이 겪는 어려움은 한국 언론 전체가 마주한 현실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위로 또한 필요하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언론인으로서 나는 중앙의 구성원들이 이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중앙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은 특정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 언론의 건강한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돌을 던지는 일은 쉽다. 물론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이 길을 건너가자고 말하는 따뜻한 손길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