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젖줄 메콩강 개발 열풍에 ‘신음’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젖줄인 메콩강이 일부 국가의 잇따른 개발 움직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력판매가 핵심 수입원인 라오스가 최근 메콩강 일대에 대규모 수력발전소 건설공사를 강행,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같은 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개발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오스는 메콩강 유역에 9개 댐을 추가 건설할 계획을 수립한 상태여서 이번 발전소 사업이 대규모 개발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관측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발원, 중국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드는 총 길이 4천900㎞의 동남아 최대 강이자 아마존에 이어 세계 2위의 생물다양성을 자랑하는 메콩강이 개발 열풍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내륙국가인 라오스의 경우 국제환경단체들과 주변국 정부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2012년 11월 싸야부리 댐 공사에 들어갔다.
총 공사비가 무려 38억 달러(4조원)에 달하는 이 댐은 길이만 800m에 달하는 초대형 댐으로 현재 약 3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메콩강 일대에 이처럼 대규모 시설물이 들어서면 주변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고 주변지역 주민 약 6천만명의 생계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라오스의 개발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메콩강 하류에 두 번째 댐을 강행하기로 하고 주변국들에 이를 통보했다. 캄보디아 국경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들어설 라오스의 돈사홍댐은 오는 12월 착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이 댐이 들어서면 이 지역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이라와디 돌고래’ 등 다양한 어종의 통로를 막아 메콩강의 생물다양성이 다시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주변국들은 최근 호찌민에서 메콩강유역위원회(MRC) 4개 회원국 정상회의를 열어 메콩강 유역의 수자원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고 본격 대응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들 정상은 특히 수력발전사업과 관개사업 등이 주변 생태계와 식량안보, 주민 생활에 미치는 위험을 줄이는데도 역점을 둘 것이라는 방침을 확인했다.
그러나 국제환경단체들은 MRC정상회의가 최대 쟁점현안인 라오스의 댐 건설 공사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일간지 탕니엔 등이 전했다.
이들 단체는 주변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보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행동보다는 수사학에 가깝다며 가시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