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쌀 수출공세’로 세계는 지금 ‘쌀값 전쟁’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왕궁 광장에서 중부 지역에서 온 농민들이 정부의 쌀 수매가 인하 계획에 항의하면서 “농가, 나라의 척추”라고 적힌 글귀를 들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태국 정부가 고가 수매 정책으로 늘어난 쌀 저장고의 수출 공세를 폄에 따라 세계 ‘쌀값 전쟁’이 예상된다.

태국쌀수출협회(TREA)는 최근 태국산 쌀의 수출가격이 t당 400달러 이하로 내려간 데 이어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른 쌀 저장고의 수출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쌀 수출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태국은 지난해 월 평균 55만8천t의 쌀을 수출했으나, 올해는 월평균 약 100만t 수출을 계획 중이다.

태국산 쌀의 수출가격은 현재 t당 365~375달러로, 베트남산의 385달러, 인도의 420달러보다 이미 더 내려갔다.

TREA는 정부의 쌀 방출량이 늘어나면, 쌀 수출 가격이 다음 달에는 t당 10달러 이상 더 떨어져 t당 35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쌀 수출 가격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태국이 쌀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지난 2011년 10월부터 고가의 쌀 수매 정책을 실시한 후 쌀 저장량은 사상 최대에 달한 반면 상당수 농민에게 수매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농민들로부터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쌀을 수매하다 재정손실 증가로 올해 2월 이를 중단했다.

정부는 수매한 쌀을 높은 가격으로 수출한 뒤 농민들에게 수매대금을 지불하려 했으나 쌀 수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쌀 저장량 증가와 쌀값 미지불 사태를 초래했다.

정부의 쌀 저장량은 지난해 1280만t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470만t으로 더 늘어났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올해 세계 쌀 수요는 4억7120만t으로, 세계 쌀 생산량 4억7480t을 밑돌 것으로 예상돼 9년째 세계 쌀 공급 과잉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지 언론은 태국이 쌀 수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동남아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 인도, 베트남 사이에 쌀값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태국은 전통적으로 쌀 수출 1위국이었으나 쌀 수매 정책 실시 이후 지난 2012년 인도, 베트남에 이어 쌀 수출 3위로 떨어졌다.

태국 정부는 다음 주에만 쌀 80만t을 경매를 통해 방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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