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앙아에 ‘실크로드경제권’ 제안
중앙아시아 국가를 순방 중인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향해 ‘실크로드 경제권’의 구축을 제안했다.
7일(현지시간)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 4개국 중 두번째 순방지인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가 서로 손잡고 실크로드 경제권을 만들어 공동번영과 협력의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또 이 경제권에서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중국이 2000여 년 지속돼 온 국가 간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협력 과정에서 주도권을 추구하지도, 내정간섭을 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경제·전략적 접근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기존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이 지역을 중국 영향권 안에 끌어들이는 중국의 중앙아시아 전략을 공언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크로드 경제권’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30억명 인구와 시장을 무대로 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이 밖에 시 주석은 지난 3일 순방에 나선 이후 가는 곳마다 ‘선물 보따리’를 안기며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가스 수송관 2개를 추가로 건설하고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기로 협약을 맺었고, 카자흐스탄에서는 1100여 ㎞에 이르는 가스수송관 공동개발 협약과 300억 달러(약 32조7800억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맺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부터 10일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순방하고, 13일 키르기스탄에서 열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중국 움직임에 대해 지난 2011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제안한 ‘뉴 실크로드 전략’ 구상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타지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를 잇는 뉴 실크로드 전략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