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방장관, 군부 지지 대규모 집회 촉구

엘시시 “테러·폭력 맞설 권한 달라”…이슬람 단체 “내전 선언” 반발

이집트군 최고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테러와 폭력에 맞설 권한”을 달라고 국민에게 요구했다.

엘시시 국방장관은 이날 군 사관후보생 졸업식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오는 26일 군부와 경찰을 지지하는 전역 집회에 참석할 것을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모든 이집트인이 폭력과 잠재적 테러리즘에 맞설 권한과 지위를 부여할 수 있도록 이번 주 금요일 거리에 나와달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날 밤 이집트 북부 나일 델타 만수라시의 한 경찰서가 폭탄 공격을 받고 나서 나온 것이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했다.

엘시시 장관이 이번에 보여준 강경한 태도는 지난 3일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과 그의 지지자들을 겨냥해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무르시 지지자들은 무르시 축출 이후 카이로와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등지에서 군부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 세력은 즉각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의 고위 간부인 에삼 엘에리안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엘시시의 연설은 협박”이라며 무르시 복귀를 촉구하는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엘시시의 협박이 있어도 (무르시 지지자) 수백만 명이 계속 모이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 범야권 그룹도 성명을 내고 엘시시의 발표는 진압을 정당화하려는 것이자 “내전을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단체는 또 군부 지지 집회가 열리는 날 “국민은 쿠데타의 파멸을 원한다”는 구호 아래 전역에서 맞불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The AsiaN 편집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