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만델라, “치료에 차도 보여”
주마 대통령, 국회서 밝혀
만델라집안 장손 만들라, 병원 방문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94)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입원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만델라가 치료에 차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케이프타운 국회에서 출석한 자리에서 “오늘 아침부터 마디바(만델라 존칭)가 차도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며칠 동안 힘든 나날을 보낸 뒤 그(만델라)가 스스로 진전을 이루고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은 “오늘은 49년전 마디바가 (내란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날”이라며 “이런 역사적인 날에 우리의 마음은 마디바와 그의 가족과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세계적으로 만델라의 쾌유를 비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며 “우리 남아공 국민이 마디바를 국제사회와 함께 공유한다는 것은 우리의 영광”이라고도 했다.
이에 앞서 주마 대통령은 전날 국영 TV인 SABC와 인터뷰에서 “그(만델라)가 매우 위중하지만 안정됐다”며 “우리는 그를 필요로 한다. 그가 곧 우리와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델라를 진료하는 의사들을 만나 보고를 받았다며 의료진을 매우 신뢰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맥 마하라지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영 라디오 SAFM과 인터뷰에서 만델라 의료진이 주마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이번 주 후반 만델라를 방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만델라는 지난 8일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8일 성명에서 “만델라에 며칠 전부터 폐 감염증이 재발했다”며 “만델라 상태가 악화돼 의료진이 오전 1시30분께 병원에 입원토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만델라의 장손인 만들라가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을 방문했다.
만델라 고향의 국회의원이기도 한 만들라는 승용차를 이용해 병원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만델라의 딸로 아르헨티나 주재 남아공 대사로 재임하는 제나니(54)가 급거 귀국해 전날인 11일 이 병원을 찾았다.
만델라의 세 번째 부인인 그라사 마셸 여사는 지난주 영국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그의 침상 곁을 지키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일 밤부터 병원 출입구에 경찰관을 배치하고 통행 차량을 검색하는 등 경비를 강화한 상태이다.
한편 남아공 곳곳에서 국민과 외국인 방문객이 만델라의 쾌유를 기원했다.
만델라의 자택이 있는 요하네스버그 하우튼 지역과 그가 과거에 거주했던 소웨토, 만델라 이름을 딴 넬슨 만델라만(灣)시 등지에서 주민과 관광객들이 ‘민주화된 남아공의 아버지’가 건강을 회복하기를 빌었다. <연합뉴스/김민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