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서부 ’50도’에 단수…주민 “뿔났다”

인도 북서부 지역에서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날씨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단전에 화가 난 일부 주민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주민들은 발전소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발전소 직원을 장시간 감금하기도 했다고 현지언론이 23일 전했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선 수일 전부터 낮 최고 기온이 47도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용전력이 8천 메가와트(㎿)로 1만1천 ㎿의 수요에 턱없이 못미쳐 당국에서는 단전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매일 수시간 동안 에어컨과 천장 팬을 켤 수 없게 됐다. 일부 주민들은 전기를 이용하는 펌프가 작동되지 않아 식수난마저 겪고 있다.

주도 러크나우에서 180km 떨어진 ‘바라이크’ 타운 주민들은 화가 난 나머지 인근 발전소에 불을 질렀다. 또 고라크푸르 타운 주민들은 발전소 직원들을 붙잡아 18시간 이상 감금하기도 했다.

경찰은 주민 21명을 방화 및 감금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23일 밝혔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인구가 1억9천만명으로 인도의 28개 주 가운데 가장 많으나 가장 가난한 주의 하나이기도 하다.

러크나우내 일부 구역 주민들은 50시간 이상 전기 없이 버텨야 했다. 이들 주민은 거리로 뛰쳐나와 단전사태에 항의했고 일부 주민은 주의회 의원 자택 앞으로 몰려가 목소리를 드높이기도 했다.

아킬레시 야다브 주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전력을 넉넉하게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인내’를 당부했다.

그러나 이 지역의 기온은 이번 주말까지 계속 높을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타르프라데시와 인접한 인도의 수도 뉴델리내 일부 구역 주민들도 이번 주 들어 치솟는 기온 속에서 수시간 동안 전기 없이 지내야 했다.

구자라트, 라자스탄, 마하라슈트라 등 인도 서부지역에서도 수일 전부터 낮 최고 기온이 47∼48도에 이르면서 곳곳에서 단전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화력발전율이 65%인 인도에선 석탄공급 차질 등으로 발전량이 들쭉날쭉해 특히 여름철에 수시로 단전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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