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아편 재배지’에서 ‘경제특구’로
아편 재배로 유명했던 골든트라이앵글의 관문 태국 치앙라이가 중국, 미얀마, 라오스 사이의 국경무역 중심지인 특별경제구역으로 바뀌고 있다.
치앙라이는 미얀마,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중국 국경과도 가까운 곳으로, 한때 아편 재배지로 악명이 높았었다. 골든트라이앵글은 태국, 미얀마, 라오스 국경지역의 삼각지대로 황금보다 비싼 아편 재배지였던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지금은 적어도 태국 영토 안에서는 아편 재배의 90% 이상이 근절됐다. 계몽과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깊은 산속 일부에서만 아직도 아편이 재배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1988년부터 시작된 커피, 차, 서양란, 망고 등 아편을 대체할 수 있는 황금작물 개발재배계획의 결과다.
치앙라이는 이제 태국에서만 생산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라비카 커피 종류인 도이 창 커피의 생산지로 변모했으며, 연간 외국 관광객 수백만명이 찾는 유명 국제 관광지가 됐다.
골든트라이앵글의 옛 이미지를 씻고 대체작물 개발과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치앙라이가 다시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별국경경제구역으로 개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잉락 친나왓 총리 정부는 지난 3월 31일 특별국경경제구역 개발을 위한 전략적 계획에 관한 지침을 승인했다. 이 지침에는 개발대상 지역의 잠재력과 적합성, 관련 법규, 관리 체계,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및 시설 관련 사항이 포함돼 있다.
태국이 개발을 추진 중인 국경특별경제구역 5곳 중 치앙라이 특구는 미얀마, 라오스, 중국 등 접경 지역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개발된다.
치앙라이와 이 접경 국가들의 국경무역은 지난해 359억바트(한화 약 1조4천억 원)로 지난 2011년에 비해 20.84% 급증했다.
이 중 태국이 미얀마 등 3개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319억바트 상당으로 21.79%가 증가했고, 수입하는 물량은 40억 바트 상당으로 19% 늘어났다.
치앙라이에서 이루어지는 국경무역은 지난 10년 동안 6배 확대됐다.
이는 메콩경제권 중 중국 곤명에서 태국 치앙라이까지 메콩강을 따라 형성된 육로와 수로를 일컫는 ‘남북 통로’에서 대대적인 지역 개발이 이루어지는 등 교통 및 물류 인프라와 시설들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찰렘폰 퐁차붑나파 치앙라이시 무역국장은 23일 연합뉴스에 “치앙라이 일대의 국경무역은 주로 중국, 라오스, 미얀마, 태국을 이으며 남북으로 흐르는 메콩강 물길을 따라 이루어졌다”며 “최근 몇년 동안에는 4국간에 많은 육로 건설과 보수, 확장이 진행되고, 다리도 여러 개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찰렘폰 국장은 “인프라 개선 외에도 4국 국경 지역의 정치적, 사회적 안정도 무역 활성화가 가능케 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라오스와 특별 협정을 맺는 등 관계를 긴밀히 할 뿐 아니라 양국을 잇는 육로를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메콩경제권과 이 곳에서 이뤄지는 국경무역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앙라이는 특구 개발 계획은 ? 새 산업단지 건설 ? 내륙 컨테이너 집적지 설치 ? 원스톱서비스센터 설치 ? 메콩강 유역 상업부두 건설 등으로 구성된다.
특별경제구역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행정 서비스, 세제, 관세 등의 분야에서 혜택을 부여받게 된다.
치앙라이 경제특구는 또 무역뿐 아니라 태국 북부의 주요 국제 관광지로도 개발된다. 치앙라이는 위도가 높고 산지가 많아 태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서늘하고 풍광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태국, 중국, 미얀마, 라오스가 접해 문화적 다양성이 풍부한 것도 관광 강점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며칠 안에 네 나라를 모두 돌아볼 수 있도록 4개국 사이에 공동 비자를 도입하는 문제도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고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치앙라이는 특구 개발을 위해 인프라를 추가 설치하고 더 혁신적인 관리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