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의회 해산, 정권교체 될까?
독립 후 첫 여야 정권교체 가능성에 관심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3일 의회 해산을 선언, 한 달 내 시행될 총선에서 1957년 독립 후 여야 간 첫 정권 교체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언론은 이날 나집 총리가 전국에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의회 해산을 선언하고 국민에게 집권연합인 ‘국민전선(BN)’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나집 총리는 “오늘 오전 왕을 알현하고 의회 해산에 동의를 구했다”며 “이로써 제13대 총선의 길이 열렸다”고 발표했다.
12대 의회 공식 임기는 4월 30일까지이며 총선은 보통 의회 해산 후 한 달 안에 실시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해산 선언 후 1주일 안에 총선 일자와 선거운동 개시일자를 결정한다.
나집 총리는 “우리 자녀와 손자들의 운명을 가지고 도박을 하지 마라”며 국민에게 BN 지지를 호소하고 “앞으로 수주 간 전국을 방문, 유권자를 직접 만나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의회 의원 222명과 전국 13개 주 중 12개 주의회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는 56년간 장기 집권한 BN과 최근 수년간 지지세를 넓혀온 야당연합 ‘국민연합(PR)’ 간 접전이 예상된다.
BN은 13개 정당 연합체로 말레이계 주민을 대변하는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의 나집 총리가 이끌고 있으며 PR는 인민정의당(PKR),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 민주행동당(DAP)이 결성한 야당연합으로 PKR 대표인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가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석수가 많은 농촌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는 BN의 승리 가능성을 크게 보면서도 부패청산과 민족차별 철폐 등을 내세우며 2008년 총선에서 큰 성과를 거둔 PR의 선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PR는 2008년 총선에서 47.5%의 득표율로 하원 의석 36.9%를 차지하고 5개 주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후 실시된 13곳의 보궐선거에서도 8곳에서 승리해 이번 총선을 사상 첫 정권 교체 기회로 보고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AFP와 인터뷰에서 “PR로서는 이번 총선이 민주적이고 책임감 있는 정부를 만들 경쟁력 있는 대안세력임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그들(BN)이 선거를 앞두고 폭력사태를 일으키거나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시이아 민주주의경제문제연구소 완 사이풀 완 잔 소장은 AP에서 “야권이 승리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승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것도 사실”이라며 “나집 총리는 (승패와 관계없이) 2008년 총선보다 나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